“리우 올림픽을 통해 배운 것들, 다음 올림픽에 쓰기 위해 다듬고 또 다듬겠습니다.”

  스무 살의 여름. 말만 들어도 설레는 그 시기를 지구 반대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보내고 온 사람이 있다. 사격선수 김민정(체육·16)씨다. 대한민국 사격 국가대표팀의 막내이자, 올해 본교 체육과학부에 입학한 새내기다. 아직 ‘막내’, ‘새내기’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그지만, 사격에 있어서만큼은 오랜 경력을 자랑한다. 본지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생애 첫 올림픽을 마치고 온 김 씨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그가 사격을 처음 시작한 때는 중학교 1학년이었다. “중학교에 사격부가 있어서 체육시간에 사격을 실습해보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때 코치님께서 사격을 권유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사격을 시작하게 됐어요. 총을 쏘고 나서 10점을 맞췄을 때의 기분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이러한 점에 매료돼 사격 선수가 되기로 결심을 했죠.”

  그의 첫 수상은 2011년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단체 3위였다. 그 후, 2013년에는 제 38회 경기도학생체육대회 사격 여자중등부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우승했으며 2014년에는 제7회 아시아공기총선수권 대회를 비롯해 열 개 이상의 대회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이런 수상경력때문에 그녀에게는 ‘사격 유망주’, ‘사격 기대주’와 같은 타이틀이늘 따라다녔다.

  이런 타이틀은 그에게도 부담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부담 또한 자신이 안고 가야할 숙제라고 생각했다. 그는 “타인의 말이나 기대에 부담감을 느낄 때는, 그런 것들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특히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더욱 집중하곤 했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사격을 해온 김씨였지만 그는 사격부가 없다는 독특한 이유로 본교를 선택했다. 사격부가 있는 대학이라면 훈련에만 치중해 수업을 자주 빠지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훈련 때문에 학교에 제대로 출석하지 못하면 대학에 진학하는 이유가 없어진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쉽게도 학기가 시작하는 3월부터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진천 선수촌에서 합숙 훈련을 하면서 학교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없었어요. 그래서 친구를 사귀지 못했는데, 그게 참 아쉬워요.”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차곡차곡 경력을 쌓아간 그는 2016년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따는 것도 힘들지만,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것도 5개의 선발전을 거쳐야 하는 힘겨운 일이다. 그 과정에서 김 씨에게 슬럼프가 찾아오기도 했다.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선발되지 못하는 점이 힘들었어요. 그럴 땐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기본기를 재점검했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지곤 했어요.”

  2016 리우 올림픽은 김민정 선수의 생애첫 올림픽이었다. 대표팀 선배들은 그에게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더 잘하려 하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라’고 조언했다. 첫 올림픽이었던 만큼 그는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욕심을 버렸고, 총을 쏘는 그 순간에 오롯이 집중했다. 그러나 그는 메달 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은 없었어요. 지금 제 실력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 따름이었죠. 이번 올림픽의 의의는 앞으로 제가 어떻게 사격에 임해야 하는지 알려줬다는 것이에요. 지금 제 목표는 앞으로 더 노력해서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거예요.”

  스무 살. 한창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미래가 두렵기만 할 나이다. 그렇기에 어린 나이에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 채 커리어를 쌓아가는 김 선수는 특별하다.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회의감을 느끼고 있을 스무 살 이화인들에게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을 들어봤다.

  “제가 누군가에게 감히 조언을 할 수 있는 대단한 사람은 결코 아니에요. 또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진로가 정해진 제게도 해당되는 이야기고요.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면 다 잘 될거예요.”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