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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입장 고려한 소통 방식 취해야
2016년 08월 29일 (월) 이대학보 -

  지난달 시작된 본관 점거농성이 30일을 넘어서고 있다.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폐지가 목적이었던 학생들은 경찰병력투입 이후 최 총장에게 사태에 대한 책임과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최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에서 사퇴는 무책임한 일’이라며 현상황에서 총장직 사퇴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어 총장과 학생 간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기 어려워 보인다.

  이렇게 30일이 넘도록 본관 점거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 데에는 총장을 비롯한 학교 본부의 초기 대응의 실책이 크다. 먼저 최 총장은 당시 학생과의 대화가 논의되던 시점에 경찰의 본관 진입을 허가한 점이 밝혀지면서 신뢰를 잃었다. 최 총장은 당시 복잡하고 정신이 없어 ‘교직원 구출’과 ‘학생 대화’의 전후관계를 논리적으로 생각할 상황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경찰에서 직접 본관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전달했을 때, 좀 더 신중한 판단을 기울여야 했다. 

  총장뿐만 아니라 교내 현장에 있던 처장단 역시 초기 대처에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 처장단과 교직원들 입장에서는 총장이 직접 본관에 들어가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총장이 직접 와서 학내 구성원 모르게 미래대 신설 계획이 진행된 것을 사과하고 서로 대화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최 총장이 당장에 미래대 폐지를 약속할 수 없었더라도, 적어도 본관 앞에 나타나 대화하고 직접 상황을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면 학생들의 분노가 이처럼 커지진 않았을 것이다. 총장에게 마땅히 이러한 조언을 주었어야 할 참모진이 주변에 없었다는 것도 안타깝다.

  또한, 사태를 수습하려는 학교 측 태도 또한 학생들의 입장을 진정 고려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학생들이 서면 대화를 고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심리적 불안함 때문이다. 현재 시위의 ‘주동자’를 찾겠다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며 학생 3명에겐 소환 명령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 총장과의 대화에 직접 ‘대표자’로 나설 경우 주동자로 몰릴 지도 모른다는 학생들의 불안함을 학교는 이해해야 한다.

  총장은 학생들이 원하는 서면대화에 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면대면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본관 앞에서 천막을 치고 기다리고, 대외적으로 총장과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는 면대면 방식은 학생들의 불안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 방식이라고 볼 수 없다. 총장이 이번 사태에 관해 진심으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싶다면, 지금까지의 대화 시도가 왜 학생들의 반감을 사고 있
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만약 서면으로 질의응답이 오가는 지금의 방식이 답답하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익명게시판을 활용하거나,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질문하고 그에 대한 총장의 답변을
실시간 영상으로 중계하는 등 새로운 대화 방식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총장이 원하는 ‘서면의 한계를 보완한 대면 대화’의 물꼬는 그 이후에나 트일 것이다.

  최 총장은 이번 사태를 ‘학생들 입장에서 이해하고 수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을 견지한다면 등 돌린 학생들의 마음을 돌리기 어렵다. 아무리 노력한다 한들 당사자들에겐 ‘쇼잉’으로 보일 뿐이다. 이화의 긴 역사에 오명을 남기는 총장이 되고 싶지 않다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학생들의 상처받은 마음부터 헤아려 다가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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