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밀고 국민이 등돌린 지방자치제
야당이 밀고 국민이 등돌린 지방자치제
  • 이대학보
  • 승인 199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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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장·투표장이 썰렁해야 공명선거」라는 민주주의의 새로운장(?)을 연 지방자치제(이하 지자제)기초의회선거가 지난 3월 26일 무사히 치뤄졌다.

이번 선거를 통해 여권은 수서비리를 성공적으로 은폐했으며, 다음 광역의회선거를 위한 발판인 기초의회선거에서 전체의 원중 70%를 친여인사로 당선시키는 기적을 이뤄냈다.

자신감으로 충전한 정권은 광역의회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3월선거에 대해 국민들은 여당이 진정으로 민의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라는 평가보다는 효과적으로 국민의 의견을 냉각시켰다는 것이 지배적인 생각이다.

원래 지자제는 그 실시여부자체부터 시기며, 방법이며 논란이 많았다.

그 역사를 살펴보면 여권의 난국타개책과 야권의 잇속이 맞물려 진행되어왔음이 드러난다.

87년 5공비리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하자, 정권은 「6·29선언」을 함으로서 그 직접적인 응징을 피할수 있었다.

이때 지자제가 「6·29선언」의 8개항목중에 나타남으로써 처음으로 거론되었다.

애초 90년 상반기에 실시될 예정이었던 지자제는 「민정-민주-공화」3당의 합당이라는 보수대 연합속에 계속 미루어져 왔다.

그 후 90년 5월말 국회에 서 지나치게 비대해진 여당은 군조직접등 각종 악법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이에 국민들의 공분이 높아져만가는 가운데 「보안사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물적 증거가 윤석양이병에 의해 폭로되면서 그 분노의 물고는 걷잡을 수 없었다.

야당도 장외투쟁으로, 보라매집회로 비리정권에 대응하다가 급기야는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단식투쟁가지 단행하였다.

그러나 야당의 속마음은 국민들과 조금은 달랐다.

그 관심사는 정치정세가 차기 대권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가였다.

이런 야당의 태도는 『보안사 불법사찰, 사찰정권퇴진』이라는 국민의 요구와는 별도로, 보다 자신들의 잇권에 맞는 「보안사민간인사찰 무마용 지자제」실시로 궁지에 몰린 정권과 타협하기에 이른다.

이에 90년 12월 국회, 평민당 재등원과정에 지자제는 92년 상반기 기초의회, 92년 상반기 단체장 선거를 실시하기로하는 내용으로 다시 그 모습을 나타낸다.

이렇게 다시 윤곽을 드러낸지자제는 「3월에 실시한다」「5월에 아니 6월이후에 실시한다」는등 논란이 많았다.

이러는 가운데 정권 권력누수의 최대비리인 수서사건이 밝혀졌다.

수서사건은 민자당이 한보에게 수서택지 특혜분양을 해주는 가운데 한보가 3천억원의 이득을 챙기고 민자당에게는 3백억원이란 거액의 뇌물정치자금을 넘겨 준 사건이다.

물가는 11.2%상승하고, 임금은 제자리, 노조간부구속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정권과 재벌의 합작품 수서비리는 국민의 폭발을 유발시키고도 남았다.

이때 정권은 보안사비리때 지자제 실시를 내걸고 벗어났듯이 이번 수서비리에도 지자제 기초의회기습·분리선거를 제시한것이다.

야당 또한 수서사건에 몇의원이 관련되었기에 조속한 문제해결을 바랬으며, 지자제 자체의 존재를 위해서는 비록 선거준비는 미흡하게 되었더라도 겅권의 제안을 받아들일수 밖에 없었다.

기초의회선거는 기간중 집회가 불법으로 간주되고 1~2회의 합동연설회만 가능한 실정속에 선거판은 냉각분위기로 강제되어지고 결국 전의원중 70%가 여권후보로 당선되었다.

선거과정중 전과자가 후보로 나오는 지역이 속출하고, 갖은 백색테러로 1백여명이 넘는 후보가 사퇴하는 가운데 투표융55%로 선거는 매듭지어졌다.

더욱이 투표율이 낮았던 이유가 찍을 사람이 없어 투표를 못했다는 것은 주민의 선망을 받던 전교조 선생님 20여명이 출마, 모두 당선되었던 점에서도 드러난다.

『기초의회선거는 시작부터 정권비리무마용으로 그 과정과 결과까지 정권의 이해에 복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진행되는 갖가지 정치사건들은 지자제와 마찬가지로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님니다.

음·미대 입시부정사건, 의원뇌물외유사건, 수서사건등도 정치권일반에 대한 무력화를 통한 92·93년 정권의 안정적 재집권을 위한 것입니다』라며 『각종사건에 공범으로 연루된 야당에게 타격을 주어 양김구도를 깨자는 의도이죠』라고 국민연합 사무처장 최종진씨는 말한다.

정권은 안정적 재집권을 위해 보수야당의 유입을 통한 사전준비를 차근차근히 하고 있다.

이러한 준비와 함꼐 진행중인 것은 민중생존권의 압살과 민중운동의 탄압인 것이다.

수서비리규명을 요구하는 집회가 지자제 선거법에 저촉되고, 대기업노조연대회의 간부구속과 대우조선간부 불법구속등 노동운동 탄압은 계속 되고있다.

학생운동에 대해서도 정권은 시위현장을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학생을 연행하고, 시위진압에 물대포까지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또 합법 조직인 전대협의 간부를 자주민주통일이라는 지하조직원으로 왜곡·구속하고, 박노해씨를 포함한 사노맹 간부구속등으로 민주운동 조직 와해에 앞서고있다.

이렇듯 지자제가 한편으로는 보수세력규합, 한편으로는 민중운동탄압이라는 정치일정의 한 부분이라 할때, 지자제를 빌미로한 민중운동탄압은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특히 3월 기초의회선거가 수서비리무마와 임투분위기 사전제압이라는 형태를 띄었음을 볼때, 이번 6월에 실시될 광역의회선거 또한 5월의 임투와 각종 민주화투쟁의 사전제압을 위한 것임이 추측된다.

이런 구도속에 6월광역의회선거는 민중독자후보출마다, 야당연합공천이다등의 후보추천에 매몰리는 것이 아닌 「지자제 자체가 현정국에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가」를 폭로하는 장이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