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미래라이프대학 신설’에 반대해 열린 학내 시위에 경찰이 투입되면서 학생과 경찰의 대치가 정점에 이르렀다.

  30일 정오경 학교 측으로부터 요청을 받은 경찰들은 본관으로 진입해 이곳을 점거 중이던 학생들과 대립했다. 경찰은 농성중인 학생들을 한 명 한 명 밖으로 끌어내 갇혀 있던 교수·직원들을 데리고 나왔다. 갇힌 지 46여 시간 만이다. 현재 경찰병력은 학교에서 모두 철수한 상태다.

  이날 본관 내부로 진입한 경찰은 계단부터 학생들과 대치했다. 대학평의원회 의원 교직원들이 갇혀 있는 본관 회의실 101호까지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학생들과 물리적 마찰을 빚기도 했다. 101호 문의 유리창이 깨져 찰과상을 입은 학생이 있었으며 경찰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호흡곤란을 호소하거나 실신한 학생도 있었다.

  교수와 교직원이 본관을 빠져나간 뒤 경찰은 본관에서 모두 철수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경찰이 교내에 투입한 경찰력은 21개 중대 약 1600명이다. 학생들 사이에선 과잉·폭력진압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투입 당시 본관 내부에 있던 학생 수는 100여명(본지 추산)이었다.

  학교 측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태를 대학 당국의 국책사업 수주를 돌리는 건설적인 의견수렴의 본질을 넘어 변질된 집단행동으로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28일 오후 2시 시작된 점거 시위는 3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시위는 재학생과 졸업생이 학교의 ‘미래라이프대학 신설’에 반대하면서 시작됐다. 미래라이프 대학은 정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평단사업)에 따라 본교가 신설할 계획인 단과대학으로,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의 고졸재직자 또는 30세 이상 무직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미디어·콘텐츠를 제작 지원하는 뉴미디어산업전공과 건강·영양·패션을 다루는 웰니스산업전공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은 “학교가 이름값으로 학위장사를 하려 한다”며 최경희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평의원이 모두 빠져나간 현재(오후3시30분 기준) 본관에는 학생 약 300명(본지 추산)이 남아 점거 중이다. 총학 측은 오후 6시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의 불통 행보와 폭력 진압에 대한 규탄’에 대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시위는 기존처럼 총학 주도로 시작되지 않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재학생들이 먼저 시위를 제안하고 의견을 모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학교와 학생 간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 미래라이프대학 반대 시위는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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