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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언제나 약자일까?
2016년 05월 23일 (월) 원양해(철학·14) -

  얼마 전,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내가 손에 들고 있는 세제가 ‘옥시싹싹’이라는 상표의 물건이라는 것을 깨닫고 멈칫했던 적이 있다. 우리 가게 사장님이 한국인이 아니라서 이 일을 모르시는 걸까? 아니면 쓰던 세제는 마저 쓰고 새 걸로 바꾸시려는 걸까? 아니면… 알고 계신데도 그냥 쓰는 걸까.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옥시 사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십 몇 년이 지난 후에야 문제가 논의되는 현실에서 수많은 대중들은 아파야 했고 목숨을 잃기까지 했다. 이 외에도 대중을 향한 기만적인 기업들의 횡포는 수없이 많이 일어났다. 대중은, 우리는 왜 언제나 당하고만 있는 걸까.

  우리는 종종 기업이나 사업주들의 잘못된 행위를 접할 수 있다. 사소하게는 초심을 잃은 이화사랑 김밥부터 한창 논란이 되었던 남양유업 사건, 여성혐오 광고를 일삼는 맥이나 공차까지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례는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우리를 기만하는 그들에게 제대로 된 반항을 하지 못한다. 왜? 그들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나 우리가 원하는 것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을 빼앗았다는 무엇보다도 큰 범죄를 저지른 옥시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불매 운동을 시작하며 반기를 들었다.

  그런데도 가장 역겨웠던 것은 대형 마트들의 옥시 제품 판촉 행사였다. 그러한 행사가 이루어진다면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일임을 알면서도 값싼 가격 때문에 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분명 생긴다. 왜? 서민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옥시 제품 판촉 행사로 인해 매출이 올랐다는 기사까지 접하고 나서 우리 사회에 대한 회의감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 앞에서 작아지는 서민을 도덕적 잣대로 욕할 수 있는 것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정말로 ‘돈’이 갑이다. 돈이 많은 사람은 갑이 되고 돈이 없는 사람은 을이 된다. 아무리 무언가가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더라도 돈이 없는 사람들은 돈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돈 때문에 옳지 않은 행위를 한 기업의 소비자로 남는 사람들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답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의 신중한 결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본주의라는 이유가 아닌 단순히 그 기업의 제품이 좋아서, 그 기업의 공급이 취향에 맞아서 라는 이유는 분명히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 나 역시 맥의 립스틱을 좋아하고 공차의 버블티를 자주 마시던 애호가였지만 두 기업에서 여혐 광고를 내던 순간 더 이상 두 기업의 소비자가 되지 않기로 결심했다. 기업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게 좋으니까’라는 이유로 계속해서 소비를 하는 것은 그러한 잘못된 행위를 정당하게 만드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 스스로 자신을 기만하는 행위인 것이다.

  어떤 행위가 올바른 소비자의 행위인지는 한 사람이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서민으로서, 대중으로서 ‘나 하나쯤은’이라는 태도를 지양하고 ‘나 하나부터’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결국 그러한 생각들이 모여서 소비자를 기만하는 기업을 처단할 수 있는 튼튼한 토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나 한 명’이라는 소비자의 힘을 발휘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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