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으로서 학교생활을 시작한지 벌써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과제와 시험으로 가득했던 지난 한 해 동안 내가 목표로 했던 것은 여느 1학년과 같이 “고등학교의 반복된 생활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하기”였다. 작년의 나는 이전 19년 동안 주어진 일을 하며 보내는 생활을 끝마치고 대학생으로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내 자신에 대해 찾아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목표 아래에서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 속에서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면 활동을 하면 할수록 나를 찾아가기는커녕 점점 나를 잃어가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지난 학기는 나 스스로 생각을 많이 했었다. 내가 살면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나에게는 어떠한 가치가 중요한지, 나의 신념을 확실히 하지 못하면 이후의 복수전공이나 취업과 같이 현실적인 부분에서 절대로 옳은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고민을 심각하게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나에게 해답을 찾았느냐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6개월 만에 어떻게 삶에 대한 모든 고민을 끝낼 수 있겠는가. 단지 앞으로 60년은 더 펼쳐질 나의 삶을 20세인 지금 모두 결정할 필요는 없다고 여겨졌을 뿐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결정이 단지 주위의 압박으로 인해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 또한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급해진다고 모든 것이 잘 풀리는 것은 아니다. 확고한 나만의 신념이 생길 수 있다면 조금 천천히 돌아가도 괜찮지 않을까. 나는 지금 이런 나의 생각이 내가 이화를 졸업하는 그 때까지 변하지 않길 바라며 ‘나만의 확신을 갖고 세상에 올바른 비판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내 삶의 목표를 이화 안에서 조금씩이나마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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