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5월13일 정문 앞 거리에는 카네이션이 가득했다. 본교생들은 감사의 마음을 전할 교수를 생각하며 신중하게 카네이션을 고른다. 사제지간의 정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이화에는 많은 교수와 학생들이 있다. 그만큼 가슴 따뜻해지는 사제간의 사연들이 존재한다. 본교 기획처 홍보팀은 지난 6일~9일 스승의 날을 맞아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교수에 대한 사연을 모집했다. 37개의 댓글이 달렸고, 본지는 그 중 이벤트에 당첨된 5명의 사연을 소개한다.  

 

  이화에 입학했지만, 전공인 법에 흥미를 갖지 못하고 적응하지 못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친구를 따라 들어갔던 특강 수업에서 송덕수 교수님을 처음 뵀어요. 논리적인 교수님의 강의에 순식간에 민법에 마음을 빼앗겼죠. 고마운 마음에 교수님께 편지를 썼는데, 1학년이 특강을 들은 것 자체가 기특하다며 교수실에 불러서 제게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교수님은 제게 꼭 훌륭한 법조인이 될 것이라고 사법고시 도전을 권유하셨어요. 첫 사법고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교수님의 응원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고 도전해 지금은 연수원 2년 차가 됐어요. 김근영(법학·08년졸)

  그동안 강의를 하면서 좋은 제자들을 많이 만났어요. 저로서는 조그마한 도움을 준 데 지나지 않았는데 내내 감사해 하는 제자들이 많았죠. 김근영 학생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번에는 제자로부터 공개적으로 감사하다는 얘기를 들어 그 감회가 색다르네요. 그리고 교수로서 보람을 느껴요.
송덕수 교수(법학과)

 

  최근에 외롭고 뭔가 울적한 기분이 들던 때가 있었어요. 기독교와 세계 시간에도 수업에 집중하지 못했어요. 그때 교수님이 “인생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의 연속입니다. 지금 혹시 인생이 바닥을 치는 것 같고 우울하고 힘들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듯이 곧 오를 일만 남았다는 의미입니다”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말을 듣고 너무 위로를 받아서 수업 중에 교수님께 무작정 편지를 썼었죠. 수업이 끝난 후 나가시려는 교수님께 어색하게 웃으면서 편지를 드렸는데 환하게 웃으시면서 고맙다고 하셨어요. 장선우(사과·16)

  저는 이화에 들어온 학생들은 굉장한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앞으로 더 좋은 일이 생겼을 때에도 그것이 뭔가 절대적인 힘의 근원에서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어차피 주어질 것이니 노력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기다리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성취하고 어떤 성공을 거두어도 겸손과 감사의 마음으로 그 축복을 남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윤소정 교수(기독교학과)

 

  2학년 때 들었던 전공기초 과목을 4학년이 돼 다시 수강하고 있어요. 교수님은 2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 같이 학생들을 사랑하시는 게 눈에 보이고, 항상 저희 눈높이에 맞춰 주시려 해 감동받았어요. 얼마 전에 교수님과 우연히 문자를 나누게 됐는데, 질문 한 번 한 적 없는 학생의 이름까지 기억해주셔서 또 한 번 감동받았죠. 교수님께서 시험 끝나고 맛있는 것을 사주시겠다고 하셨는데, 이벤트에 당첨돼 교수님의 짐을 덜어드리고 싶어요.조유영(통계·13)

  조유영 학생에게 격려의 말을 전한 적이 있어요. 그때 조유영 학생이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또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며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이후 학생들의 이름을 외우려고 노력하게 됐어요. 학생들은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위해 더 노력하고 있어요. 이혜경 교수(물리학과)

 

  원래 전공이던 교육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아 원래 관심이 있던 경제학과로의 전과를 결심하고 경제원론 수업을 들었어요. 그런데 점수가 매우 낮게 나와 이제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절망했어요. 그래도 호기심 하나로 블라디미르 흘라즈미(Vladimir Hlasny) 교수님의 미시경제 수업을 들었는데, 그 수업은 경제학에 대한 저의 열망을 다시 불타오르게 했어요. 질문하러 가면 교수님은 항상 웃는 얼굴로 저를 맞이하며 친절하게 가르쳐주셨어요. 전과하는 과정에서도 추천서라도 써주고 싶다며 도움을 주시고 싶어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었죠. 블라디미르 교수님 덕분에 방황하던 제가 경제학 공부에 확신을 갖게 됐고 지금은 전과에 성공했어요.   양세원(경제·14)

  양세원 학생은 수업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던 학생이에요. 과제가 많은 수업이었지만 양세원 학생은 성실히 과제를 해왔던 게 기억에 남네요. 학습은 교수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과정이죠. 그렇기 때문에 교수와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비로소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블라디미르 흘라즈미(Vladimir Hlasny) 교수(경제학과)

 

  박신화 교수님과 함께 시간을 보낸 지 학부에서 어언 5년째가 됐어요. 운 좋게 교수님과 전공합창시간, 그리고 이화챔버콰이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어요. 교수님이 만들어 가시는 그 음악 안에서 저는 늘 즐거웠고, 알게 모르게 제 안에는 음악적 자산이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음악 외적으로도 교수님 곁에서 참 많은 것을 배워요. 작년 미국에서 1년 동안 교환 생활을 하고 있을 때 생일날 생각지도 못하게 교수님께서 생일 축하한다며 메세지를 보내셔서 정말 감동 받았어요. 그 어떤 교수님보다 제가 가장 많이 따른 교수님이에요. 이번학기는 제가 오페라 ‘마술피리’의 조연출을 맡는 바람에 챔버콰이어 연습에 많이 나가지 못하고, 교수님도 잘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교수님과 특별한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 차가영(성악·12)

  차가영 학생이 교환학생을 다녀온 1년 동안, 타지에 있으면서도 지속적으로 엽서와 SNS를 통해 연락을 해왔었어요. 물론 많은 제자들의 생일을 챙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생일을 알게 된다면 문자나 sns를 통해 축하 글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자들이 계획하는 모든 일들이 잘 되기를 바라고,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에요.  박신화 교수(성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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