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 대동제가 본교와 총학생회(총학)와의 충돌로 일부 학생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프라임사업을 두고 본교와 총학 간 갈등의 불씨가 대동제로 번진 것이다. 총학이 대동제 기간에 동아리, 학생회 등 각 단위에서 운영하는 부스에서 프라임 사업 반대에 대한 플랜카드를 게시하려고 하자 이를 본교 측에서 막고자 나선 것이다. 11일 학생처 학생지원팀은 “총학생회가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도를 넘어서는 학교 또는 학교 정책에 대해 일방적인 비방과 악의적인 선전 행위로 변질시키는 경우 대동제 교비 지원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번학기 전학대회에서 논의된 대동제 예산은 50만원으로, 대동제 행사를 개최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총학은 본교가 대동제 교비 지원을 제한 하려고 하자 13일부터 부족한 대동제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모금운동을 진행했다. 총학은 “이번 대동제에 학교로부터 교비 700만원을 지원받지 않으면 적자가 생겨 총학이 기획한 상당수의 프로그램은 축소, 폐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동제(大同祭). 다함께 크게 어울려 화합한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대동제 준비과정에서부터 학교와 총학 간 갈등으로 잡음이 발생하고 있으니 갈등 상황이 길어져 자칫 행사의 취지가 무색해질까 우려된다. 대동제는 학생회에서 진행하는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이며 많은 학생들이 일년동안 기다리고 기대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총학이 비판의 목소리를 담은 행사진행을 시도했더라도, 연중 가장 큰 규모의 학생자치행사 준비기간에 ‘예산 제한’ 카드를 꺼내든 학교의 대처에는 아쉬움이 크다. 돈 문제는 어딜 가나 가장 예민한 문제다. 프라임 사업 신청시기부터 점점 깊어져 온 학교와 일부 학생 간 갈등의 골에 ‘예산 제한’ 카드는 과연 독이었을까. 득이었을까.

  학교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일방적인 비방으로 치부하기보다, 학생들이 우려하는 지점이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고 프라임 사업의 세부 계획을 공개하는 등 활발한 소통을 시도해야 한다. 또한 학제 개편으로 불이익을 당할까 우려하는 학생들을 위해 코어사업 등 보완책 마련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물론 학교는 여러 차례 간담회 등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왔다. 그러나 합의에 실패하면 다시, 또 다시 시도해야 한다. 지금 ‘예산 제한’ 카드가 아니라 2차, 3차, 면담 초대장을 건넬 때이다. 학교와 총학과의 갈등으로 대동제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고 그 이름에 걸맞는 화합의 장이 되어 성공적인 대동제가 진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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