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6일 오후3시30분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국제대학원과 인문과학대학, 사회과학대학, 사범대학, 스크랜튼대학이 주관한 ‘글로벌 리더로의 여정’ 특강이 열렸다. 학생 약 300명이 참여한 이번 특강에는 민동석 유네스코(UNESCO)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이 연사로 나서 외교관 및 국제기구 진출에 관해 조언했다.
 

강연을 진행한 민 사무총장은 외교관으로 30년 간 역임했으며, 현재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이날 특강에서 자신이 직접 외교관직을 수행하며 얻은 여러 경험을 전하며 외교관과 국제기구 진출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민 사무총장은 외교관 선발과 국제기구 진출을 위해 언어능력이 중요하다며 영어와 중국어를 강조했다. “현재 외교관 선발방식이 과거의 외무고시 때와 달라지기는 했어도 영어와 제2외국어를 잘한다면 훨씬 수월하게 선발될 수 있어요. 여러 가지 제2외국어가 있지만, UN 공용어 중 하나인 중국어를 강조하고 싶어요. 중국어를 배우면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고 이것을 바탕으로 중국 전문가가 돼 남들보다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가 말하는 언어능력은 외국어를 유창하게 말하거나 현지인처럼 발음이 좋은 것이 아니다. 자기 의사를 똑바로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다. 또한, 그는 모든 것을 문서로 만들어 일을 진행하는 국제기구 특성상 제2외국어로 글을 쓰는 능력을 강조했다.
 

민 사무총장은 자신의 경험을 말하며 외교관은 절대 화려한 직업이 아니라고 말했다. 국가의 생존을 다루는 외교를 하다 보면 많은 위기와 어려움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외교관은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각종 재난과 사건에 항상 깨어있어야 하며 힘든 협상도 진행해야 하는 직업이다.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직면하기 때문에 국가관과 공직관이라는 덕목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이 생활을 감당하기 어려워요. 저는 외교관 생활 중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을 겪고 한·미 FTA 협상으로 비난을 받는 등 많은 위기를 겪었지만, 이 위기를 기회로 발전시켰어요.”
 

미국에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발생했을 때 그는 미국 LA 총영사관 영사로 근무 중이었다. “큰 자연재해였지만 현장에서 교민들은 한 명도 다치지 않게 상황을 잘 마무리 지었어요. 또, 저는 남들이 맡기 꺼리던 한·미 FTA 농업 협상과 소고기 협상에도 협상대표로 참여해 협상을 이끌기도 했죠. 이 과정에서 국내의 많은 질타를 받았지만, 저를 더 강하게 만들어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해요.”
 

외교관과 국제기구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마친 그는 글로벌 리더의 자질로 ‘자존감’과 ‘균형 감각’을 꼽았다. “외교관이 되기 위해 국가관과 공직관이 필요하다면 세상을 이끌어나가는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자존감이 중요하죠. 대한민국을 등에 업고 일하는 만큼 여러분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존중해야 해요.”
 

민 사무총장은 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균형 감각’의 중요성을 말하며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뚜렷한 자기 주관을 갖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자기 주관을 갖기 위해 매일 신문 사설 하나와 영어 사설 하나씩을 큰소리로 읽는 방법을 추천했다.
 

민 사무총장은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특강을 끝맺었다. 그는 외교관 재직 시절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그 위기를 극복해 결국 기회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위기를 위기로만 받아들이면 발전할 수 없고 위기를 기회로 받아들여 발전의 디딤돌로 삼으라는 것이다. “경기가 어려워지며 우리 사회를 헬조선이라 일컫기도 하죠. 주변상황이 힘들겠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선택하세요.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특강에 참여한 박소희(정외·15)씨는 “직업으로 외교관을 생각하던 중, 이 특강이 눈에 띄어 참석했다”며 “현직에 계시던 분의 경험과 외교관 시험에 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을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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