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루아즈(Lilloise)로서의 생활을 돌아보며
릴루아즈(Lilloise)로서의 생활을 돌아보며
  • 공나은(불문·13)
  • 승인 20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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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릴 가톨릭 대학(Lille Catholic University)

열흘 후면 프랑스 릴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이 끝난다. 1월4일부터 지금까지 약 4개월은 객관적으로는 짧지만 많은 경험을 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유럽에 거처를 두고 보다 편리한 유럽 여행을 다닐 수 있었고 한국에서 배운 프랑스어를 프랑스에서 써볼 수 있는 환경에 놓였으며, 처음으로 가족과 장기간 떨어져 살아볼 수 있었다.
 

릴은 파리, 런던, 브뤼셀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해 유럽 여행을 다니기에 적합한 도시다. 일반 여행자 신분보다 유럽 대학의 교환학생으로서 유럽 여행을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체력 면에서 훨씬 이득이었다. 유럽에 있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라는 게 증명되면 입장료가 무료거나 할인되는 곳이 많았다. 또한 유럽에 거처를 두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여러 번 여행을 다녀올 수 있어 한국에서 떠나는 장기 여행의 힘든 점을 감수하지 않아도 됐다. 주말이나 방학에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벨기에, 독일을 여행했다. 열흘 후 종강하면 모로코,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스위스,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으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프랑스에 오니 수업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프랑스어와 관련 있어 생생한 학습을 할 수 있었다. 우리 기숙사에 사는 학생 약 80%가 프랑스인이다. 방에 취사시설이 없어 0층에 있는 공동 부엌을 이용하기 때문에 끼니마다 프랑스인을 만난다. 요리를 하고 밥을 먹으면서 너는 뭐 먹니? 그거 맛있니? 나 어제 암스테르담 다녀왔다 등 프랑스인과 프랑스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비자, 주거, 은행 등 행정 업무를 처리할 때 영어를 못하는 직원에게는 프랑스어로 말하고 그들의 프랑스어를 알아들어야 했다.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도 내가 먹고 싶은 식재료를 고르기 위해 다양한 어휘를 습득해야 했다.
 

이번 교환학생 생활은 내게 가족과 떨어져 사는 첫 번째 자취 경험이었다. 이미 기숙사 생활이나 자취 생활을 해본 사람들에게는 큰일이 아닐 수 있겠지만 살림살이 마련부터 장보기까지 전부 새로웠다. 초반에 마트와 가구점에 가서 프라이팬, 냄비, 스탠드, 빨래대, 이불 등 살림살이를 샀다. 그리고 요즘에도 마트에 가서 오늘 무엇을 해먹을지 고민을 하면서 식재료를 산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고 독립심도 기른 것 같아 좋았다.
 

함께 교환학생 파견 온 친구들끼리 농담으로 우리 릴루아즈(Lilloise) 다 됐다고 말하곤 했다. 정말 릴루아즈가 다 된 것 같은데 벌써 이 곳에서의 생활을 정리하려니 아쉽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를 향해 달리고 있는 버스 안이다. 릴에서의 생활과 유럽 곳곳으로 다닌 여행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