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 사업 폐기하라" 36시간 계속된 반대 농성
"프라임 사업 폐기하라" 36시간 계속된 반대 농성
  • 윤희진 기자
  • 승인 2016.0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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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의 요구와 반대 서명을 배제하고 프라임 사업을 준비한 학교의 모습에 실망했다.” 

  사범대학 허성실 공동대표는 3월30일 오전9시~3월31일 오후9시 본교 본관에서 열린 프라임 사업 반대를 위한 농성 자리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총학생회(총학)를 비롯한 학생들은 이틀간 프라임 사업 폐기를 위한 밤샘 농성을 벌였다.

  학생들은 학교가 이화인과 논의과정 없이 프라임 사업을 준비한 것은 비민주적인 결정이기 때문에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은혜 총학생회장은 “작년 12월부터 학생들은 프라임 사업에 관해 구체적인 계획안을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 의견을 수렴해 학생처에 전면 재검토를 요청했다”며 “이에 학교는 어떤 구체적 정보도 학생들에게 공개하지 않은 채 사업 신청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처 학생지원팀은 프라임 및 코어 사업에 대한 교육부의 기본계획 전문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적으로 제기된 학생들의 반발에 모든 학부생에게 이메일 및 홈페이지 공지사항으로 프라임 사업의 우려를 해소하고자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총학은 3월25일 열린 대학평의원회에서 논의된 학제 개편안이 졸속적이고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학평의원회는 학사개편, 학칙개정 등을 심의하는 회의기구다. 최 총학생회장은 “대학평의원회에서는 3년 동안 지원금 50억을 받기 위해 단 몇 개월 만에 프라임 사업 계획을 세웠다”며 “심지어 프라임 사업 계획과 관련한 인원 조정안 등이 대학평의원회에서 심의조차 거치지 않고, 이미 교무회의에서 통과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획처 관계자는 대학평의원회에서는 프라임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일부 평의원들이 우려점을 제시했으나 사업의 취지와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해 일부 평의원의 궁금증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평의원회와 교무회의 심의의 절차상 선후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기에 최종 승인은 법인 이사회에서 이뤄진다”며 “이번 안건은 각 대학장의 의견 수렴이 우선해 필요한 사안이므로 교무회의를 먼저 개최했다”고 말했다.

  3월30일 학생들은 박선기 기획처장과 대화하기 위해 오전9시부터 본관 기획처 입구에 모였다. 그러나 학생들은 프라임 사업 계획서가 이미 제출된 뒤, 오후6시에 박 처장을 만날 수 있었다. 박 처장은 “오후6시 전에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으며, 이는 학교의 미래를 위한 것이기에 철회할 수 없다”며 “이 사업계획은 준비하는 중에 많은 논의가 있었고, 사업 신청 전에는 정보가 외부로 누출될 수 있어 밝히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서혁 교무처장은 “간담회를 여러 번 거치면서 소상히 설명했다”며 “프라임 사업은 이화인과 앞으로 들어올 후배들을 위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프라임 사업으로 인한 피해를 걱정하며 그에 따른 대비책 또한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한 단과대학(단대) 대표는 “이 사업으로 피해가 생길 수 있고, 지금 그 피해를 학생들이 고스란히 받을 텐데 이에 대한 대비가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처장은 “대학 간 경쟁적인 정부재정지원사업의 성격상 비밀유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해 학생들과 많은 논의를 거치지 못한 점은 양해를 구한다”며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의 방향과 학생들이 피해 받지 않도록 하는 방안은 이미 세워져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논의는 계속됐으나 학교와 학생들의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학생들은 오랜 시간 프라임 사업 제출 반대와 졸속적인 구조조정 폐기를 외쳤지만, 학교가 이것을 알고도 몰래 사업 계획을 제출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서 처장은 “프라임 사업은 학생들을 위함이고 미래의 이화를 위한 사업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노력과 간담회를 거치며 결정한 것”이라며 “앞으로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함께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밤샘 농성 이튿날인 3월31일 오후2시 총학은 프라임 사업 이화인 반대 성명을 최경희 총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총장실로 향했다. 이에 석인선 학생처장은 최 총장이 출장으로 자리를 비워 만날 수 없다고 전했다. 총학은 이화인 6대 요구안 실현을 위한 이화인 5000여명의 서명을 학교에 전달하고 교육부에 학생들의 반대 의견을 전할 것을 석 처장에게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수십명의 학생들이 석 차장을 둘러싸 요구안을 주장하고, 학생과 직원 간 실랑이가 벌어지며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학생처 심세성 학생지원팀장은 “지금 여러분이 하는 행동들은 학교 규칙의 위반을 넘어 불법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어떤 답변도 줄 수 없다”며 “지금의 행위들은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최 총학생회장은 “의견 수렴도 하지 않고 구체적인 계획과 대비책 또한 제시하지 않았으므로 프라임 사업은 중단돼야 한다”며 “수차례 공문을 보냈음에도 답변을 받을 수 없었고 간담회에서도 소통이란 찾을 수 없기에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계속되는 대치상황에 학생처는 평소 지병이 있던 석 처장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구급차를 부른 뒤, 현장에서 구조대원이 석 처장의 건강 상태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와 학생들의 대치 상황이 지속되면서 병원 이송이 약 6분30초간 지연되기도 했다. 

  3월31일 오후9시 총학은 학교와의 프라임 사업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지는 조건으로 공동행동을 비롯한 프라임 사업철회 요구 밤샘 농성을 마쳤다. 이어 1일 오후1시 총학은 ‘3월31일 이화는 죽었다’라는 주제로 정문에서 프라임 사업 반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대 대표들과 최 총학생회장이 발언했으며, 본관으로 행진 후 준비해온 국화꽃을 본관 계단에 내려놓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기자회견과 행진에는 총학을 비롯한 이화인 약50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