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취미를 물어볼 때 보통 뭐라고 대답하는가? ‘음악 감상’은 어디 가서 말하기에 매우 무난한 취미다. 그 앞에 락이든 팝이든 어떤 수식어가 붙어도 상관없다. 다만 ‘클래식 음악’은 예외적으로 그 자체로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사실 ‘클래식’ 하면 떠오르는 형용사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고상하다’, ‘교양 있다’ 에서부터 ‘지루하다’, ‘잠이 온다’까지. 긍정적이든 그렇지 않든 다수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만한 주제가 아닌 것만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이렇듯 클래식은 사람들에게 편견 어린 시선을 받아왔다. 이러한 편견은 익숙지 않은 대상에 대한 모종의 경계라고 볼 수 있다. 낯선 것에 대한 경계는 클래식과 대중 음악 사이에 대립 구도를 형성하는 것에 기여했다. 대중 음악이 점차 보편화되어 사람들의 일상 속에 녹아 든 반면 클래식은 관련 전공자나 애호가를 제외한 보통 사람들이 느끼기에 편안하게 듣기엔 어려운 음악이 되어버렸다. 자고로 음악이 사람들의 심리적 안정과 관련성이 있다는 다양한 연구들을 고려했을 때, ‘불편한’ 음악이란 ‘쓸모 없는’ 혹은 ‘허세’에 지나지 않는 음악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분명 예전에는 클래식은 신분 높은 사람들의 전유물로써 귀족적인 색채를 다분히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매체의 발달로 인해 이제는 굳이 음악회에 비싼 돈을 주고 가지 않더라도, 음악가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이 없더라도 클래식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때가 바뀌었음에도 클래식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그 이전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듯한데, 이는 필자가 느끼기에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클래식이 일순간 주류 음악으로 격상될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다만, 주류는 아니더라도 어색하게 끼어있는 ‘낯선’ 비주류에서만큼은 탈피했으면 한다. 어느새 다가온 아름다운 봄에 한 번쯤은 바쁜 일상을 잊고 클래식의 선율에 지친 심신을 맡겨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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