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중국인 학생 수가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한국 학생과 중국인 유학생 사이의 벽은 존재하고 있다.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academyinfo.go.kr) 통계에 따르면 본교의 중국인 유학생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본교 어학연수생, 교환학생, 방문학생을 제외한 중국 국적의 재학생은 ▲2013년 125명 ▲재작년 223명 ▲작년 309명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이 많아지는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들은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수업 시간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가장 많다.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본교 중국인 유학생 중도탈락 수가 늘어나고 있다. 중도탈락된 중국인 유학생 수는 ▲2012년 112명 ▲2013년 125명 ▲재작년 130명이다. 중국인 유학생 ㄱ씨는 한국어가 미숙해 조별 과제 발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어 아무 역할도 맡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ㄱ씨는 “한국 학생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면 따라가기 어렵고 내 의견을 한국말로 잘 표현하지 못해 겁이 났다”며 “의견이 있을 때도 일부러 말을 하지 않고 듣기만 한다”고 말했다.

  일부 한국 학생 역시 고충을 겪고 있다. 작년 2학기에 교양수업을 들었던 ㄴ씨는 수업에서 중국인 유학생과 함께 조별활동을 했다. ㄴ씨는 “중국인 유학생은 조모임 시간에 늦게 오고 참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조별보고서를 작성할 때, 유학생임을 감안해 쉬운 내용으로 자료 조사를 부탁했지만 계속 모른다는 식으로 답변했다”고 말했다.

  본교가 외국인 유학생에게 요구하는 입학 요건은 한국어 능력시험 TOPIK(Test Of Proficiency In Korean) 3~4급 취득 정도다. 이는 공공시설을 이용하거나 사회생활을 할 때 필요한 기초적 언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2015년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언어능력충족학생비율에 따르면 본교의 언어능력충족학생비율은 61.9%에 그쳤다.

  중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 간 언어적, 문화적 차이로 인한 장벽은 일부 유학생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중국인 유학생 ㄷ씨는 수업 시간과 캠퍼스 내에서 차별적 시선을 상처를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ㄷ씨는 “중국어로 얘기하거나 교수님께서 출석을 부르실 때 한국 학생들이 손으로 가리키거나 귓속말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이후 중국어를 조심스럽게 얘기하게 되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중국어를 자제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인 유학생의 증가로 인한 고충은 강의실 내 수업 진행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ㄹ교수는 실습 위주나 조별 과제가 많은 수업에서 한국인 학생과 중국인 유학생 간의 갈등은 수업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ㄹ교수는 “조별 활동을 할 때 중국인 유학생이 언어나 수업 이해도의 능력이 낮아 조별 과제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한국인 학생이 종종 지적했다”며 “중국 유학생들도 자신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에 언론사회학 수업을 가르치는 최지향 교수(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는 “조 발표에서 언어에 제약을 느끼고 한국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중국인 학생이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래서 외국인 학생과 한국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도록 신경써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임소혜 교수(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는 유학생의 어려움을 위해 학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중국 학생들의 정상적 학업 수행을 위해 중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소수라도 개설하거나 장기적으로는 우수 중국 유학생 유치를 통해 한국어와 학업 역랑이 뛰어난 학생들을 선별해 입학시킬 수 있는 방안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ㄹ교수는 한국 학생과 유학생 간 화합이 곧 한국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ㄹ교수는 “한류에 관심을 갖고 한국에 유학을 오는 중국인 유학생이 점차 많아진다 해도 캠퍼스 내 한·중 화합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나 인식이 부정적으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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