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일 때 꼭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 여행을 1순위로 꼽을 것이다. 필자 역시 작년 겨울 이화에서 처음 만난 친구들과 홍콩행 비행기를 탔다. 그러나 그 대학생들 모두 여행을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여행 경비를 구하기 힘들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신체적 장애로 인해 장거리 이동이 불편할 수도 있다.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진리에 가까운 말이지만, 문제는 여행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불행한 삶으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못하기에 불행한 것이라면 그 원하는 것을 약간 자신이 할 수 있게끔 수정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고 싶다. 지금 현재 듣는 교양 수업에서 첫 강의시간에 여행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교수님께서 정의하신 여행의 의미는 낯섦을 느끼는 것이었다. 필자는 이 여행의 의미를 전적으로 동의한다. 우리 모두 현재 일상과는 다른 경험을 하고 싶어서 여행을 간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항상 겪는 그 일상을 다르게 바라보면 어떨까? 지하철역에서 내려 정문까지 걷는 거리의 간판을 유심히 보고, 힘들다며 불평했던 언덕 주변을 지나가는 청솔모를 본다면, 그것도 하나의 여행이 되지 않을까? 이는 여행을 갈 수 있는 사람들 역시 포함되는 이야기이다. 삶에 있어서 매체나 주변 사람들에게 듣는 그런 여행은 인생에 있어 10번을 넘기는 힘들다. 만약 여행을 가지 않는 순간을 지루하고 따분하게 여긴다면 아무리 여행을 갈 수 있는 사람일지라도 일상이 불행하다고 느낄 것이다. 헤르만헤세는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지.’ 라고 말했다.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자신이 여행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일상을 불평하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그렇다면 지금 이 글을 읽는 그 곳에 있는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바라보자. 평소에 가는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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