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4일 본교가 여자대학(여대) 학생군사교육단(학군단) 선발 대학으로 선정됐다. 국방부는 작년 10월 우수한 여성 인재가 군의 장교로 진출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2010년 숙명여대, 2011년 성신여대에 이어 여대 학군단 추가 설치를 결정했다. 본교는 세 번째 여대 학군단이다. 심사 대상에 오른 여대로는 본교를 포함해 동덕여대, 서울여대 등 다섯 대학이 있었다. 본교는 ▲서류심사 ▲현지실사 ▲최종심사를 거쳐 최종 선발됐다.

 

본교, 학군단 신설은 결과적으로 학교에 긍정적 결과를 미칠

  기획처 기획팀에 따르면 본교는 학군단 신설에 많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해 지원했다. 본교는 학군단 유치를 통해 ▲이화의 리더십 역량을 확대 ▲졸업생들의 진로 확대와 안정된 취업 기회 보장 ▲학군단 선·후배들과의 네트워크 확대 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학군사관후보생은 졸업 후 장교 임관과 의무복무기간(2년 4개월)을 마친 후 취업이 보장된다. 기획팀 관계자는 “의무복무기간 후 군에서 고급장교의 길을 가거나 사회로 진출할 경우에는 국내 대기업의 학군단 선호도가 높아 안정적인 진로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교는 선발과정에서 이뤄진 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1, 2차 심사의 평가 기준은 ▲학군단 설치요건 충족(시설요건, 안보학 과목 개설 등) ▲우수 후보생 확보 여건(대학 기본역량, 후보생 지원계획 등) ▲대학 안보 관련 활동(평상시 군 교류실적, 안보 인프라 구축 등) ▲학군단 운영 의지(대학 및 재학생 관심도)다. 국방부는 본교가 선정된 이유에 대해 “대학구조개혁 교육부 평가에서의 우수한 성적, 학군단을 위한 독립건물 신축 등 평가항목 전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획팀은 평가 기준 항목 중 시설요건에 관해 “학군단이 사용하는 연병장은 산학협력관 인근 외부공간을 활용할 예정”이라며 “후보생 전원 등록금 전액 지원과 기숙사 제공, 해외 문화탐방 비용 지원 계획 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방부가 언급한 ‘학군단을 위한 독립건물 신축’에 “현재 기숙사와 함께 시공되고 있는 별동의 건물을 학군단을 위한 건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군단 운영 의지 항목 중 ‘대학 및 재학생 관심도’ 지표에 대해 기획팀은 “작년 12월3일~9일에 열린 본교 학부생 및 국가안보분야진출 설명회의 참석자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시행해 모두 568명이 응답했다”고 답했다. 기획팀이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여성 ROTC에 대한 인지도 항목에서 응답자의 86.1%가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ROTC 도입에 대해 52.6%가 ‘긍정적이다’라고 응답했다. 이 같은 설문조사에 대해 최은혜 총학생회장은 “기획팀이 실시한 설문조사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설문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엇갈리는 학생 의견 학생 무시한 학군단 설립, 군대문화 변화의 기회

  학군단 선정이 확정되기 전, 총학생회(총학) 측은 본교의 학군단 유치에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총학은 1월27일 이대총학 페이스북(facebook.com/ewha47)에 학군단 유치 반대 입장서를 올렸으나 ‘학군단 유치는 여성을 전쟁의 주체이자 가해자로 내모는 행보’라는 부분이 한국인 남성을 전쟁 폭력의 가해자나 주체라고 지칭하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었다는 점을 사과하며 입장서를 삭제했다. 총학은 “학군단 유치에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는 것과 동시에 본교가 학군단 유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받지 않은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신중한 태도로 공적인 성명을 발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지(경영·14)씨는 “총학의 의견이 모든 학생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남길 수 있어 우려된다”고 전했다.

  최 총학생회장은 본교 학군단 유치에 대해 “본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대이자 여성 교육의 산실로서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획일적이고 위계적인 문화와 제도들을 비판해왔다”며 “ROTC의 도입은 군대 문화의 획일적 위계질서와 폭력성을 비판하고 개선하는데 앞장서온 본교의 정체성을 뒤흔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해야 하며, 본교가 써온 역사를 되돌아보며 ROTC와 관련해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총학은 본교 ROTC 선발과 관련해 이화인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총학은 “2월26일 ROTC 관련 이화인 의견 수렴 자리를 진행했으나 적은 수의 이화인이 참석했다”며 “이후 좀 더 큰 규모의 토론회를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기획팀은 총학의 행보에 대해 “학군단 선정 발표 후 학생들이 기획팀과 경력개발센터 등으로 지원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학생들 간 의견의 다양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협의해 학교 측에서 내린 결정인 만큼 이제 학군단이 어떻게 본교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고민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덧붙여 “앞으로 학군단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이화인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학생들에게 최대한의 기회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재학생들은 본교 학군단에 대해 의견이 나뉘었다. 이샛별(언론?14)씨는 “여대에 학군단이 설립되는 것에 부정적 의견이 많은데 굳이 반대를 무릅쓰고 우리 학교에 들여오는 필요성을 모르겠다”며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학군단 설립에 지원한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서영(사회·13)씨는 “이화의 학풍을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이화의 특성을 통해 군대 문화를 변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입생 고정현(사과·16)씨는 “주위에 본교에 합격했는데도 학군단에 지원하기 위해 다른 대학에 간 친구가 있다”며 “학군단이 대학의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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