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7시30분 본교 음악대학(음대) 김영의홀에서 '당신을 잊지 않았습니다'가 열렸다. 김지현 기자 wlguswlgus32@ewhain.net

“사랑하는 이여 어서오셔요, 나의 신랑, 나의 조국아”

  평생을 대한독립을 위해 일하고 독립과 결혼한 김마리아. 그의 마음을 담은 곡 ‘님이여 어서 오소서’가 시작되자 청중 600명의 마음을 울렸다.

  3일 오후7시30분 사단법인 ‘김마리아선생기념사업회’와 본교 음악연구소가 주최한 김마리아 기념 음악회 ‘당신을 잊지 않았습니다’가 음악대학(음대) 김영의홀에서 열렸다. 음악회에는 음대 배일환 교수(관현악과)와 ‘이화첼리앙상블(이화첼리)’, 연세대 강무림 교수(성악과), 백석예술대 김은경 교수(성악과), 합창단 ‘음악이있는마을’ 등이 참여했다.

  김마리아는 1919년 ‘2·8독립 선언서’를 기모노에 감춰 부산항에서 황해도 이북까지 전달했던 여성 독립운동가다. 그는 3·1 독립운동에 참여하고, 여성독립단체인 ‘대한민국애국부인회’를 조직해 이끌었다.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황해도지역 대의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그는 일제의 압박에도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민족 독립운동에 힘썼다.

  양현혜 교수(기독교학과)는 일제강점기에 불꽃처럼 살다간 그를 기념하기 위해 이번 기념음악회를 기획했다. 

  음악회는 KBS1의 광복 70주년 기념 3·1절 특집다큐멘터리 ‘김마리아, 대한의 독립과 결혼하다’의 축약본 상영으로 시작됐다. 영상은 김마리아의 업적과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굴하지 않던 그의 긍지와 열정을 보여줬다.

  본교 첼로 전공 학부생?대학원생 28명으로 구성된 이화첼리와 배 교수의 합동 연주로 1부의 문을 열었다. 이들은 첼로만의 강하고 부드러운 울림으로 청중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화첼리는 영화 ‘파리넬리’(Farinelli, 1994)의 삽입곡 중 헨델(G. F. Handel)이 작곡한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 1711)를 시작으로 키베(M. Kibbe)의 ‘멜로우 첼로 탱고(Mellow Cellos Tango), 피아졸라(A. Piazzolla)의 ‘리베르탱고’(Libertango, 1974), 이권희의 ‘사명’을 연주했다. ‘울게 하소서’는 신에게 자유를 바라며 자신의 고통과 슬픔을 노래하는 성악곡이다. 이화첼리는 옥중에서 일제의 고문을 받으면서도 해방을 기도하는 김마리아의 마음을 고요하고 장엄하게 청중에게 전했다. 

  이어 테너 강 교수가 ‘내 맘의 강물’(이수인, 1981)을 포함한 2곡을, 소프라노 김 교수가 ‘그리운 금강산’(최영섭, 1962)을 포함한 2곡을 독창했고 듀엣으로 ‘향수’(김희갑, 1989)를 노래했다. 두 성악가는 김마리아가 타지에서 느꼈을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애국삼을 노래를 통해 전했다. 

  2부 공연에서는 홍준철 지휘자의 지휘 아래 합창단 ‘음악이있는마을’이 ‘님이여 어서 오소서’와 ‘서시’를 포함한 5곡을 공연했다. 특히 최초로 연주된 ‘님이여 어서 오소서’(2016)는 세종문화회관 이건용 오페라단장이 직접 작곡하고 홍 지휘자가 독립을 향한 김마리아의 소망과 간절함을 사랑의 시로 만들어 작사했다. 이 단장이 작곡한 ‘서시’(2013)는 시인 윤동주의 ‘서시’를 노래에 담았다.

  마지막으로 이 단장의 ‘문을 열어라’(1985)의 선율이 무대를 채웠다. ‘문을 열어라’는 빠른 리듬에 맞춰 힘차게 노래하는 곡이다. 합창단 ‘음악이있는마을’은 김마리아를 비롯한 모든 순국선열의 의지를 보여주는 듯한 웅장한 소리로 청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행사를 주최한 김마리아선생기념사업회 이송죽 실행이사는 “김마리아는 자주적이고 적극적인 여성 사회참여자로서 모범을 보였다”며 “독립운동을 몸소 실천했던 그의 정신을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마리아의 모교인 정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김남경(전자공·15)씨는 “고등학교 동창과 함께 참석했다”며 “김마리아를 고등학생 땐 단순히 학교에 도움을 주신 분인 줄 알았는데 이번 무대를 통해 그가 펼친 독립운동에 대해 알고 그의 애국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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