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인사부 과장

  2002년 경영학과에 입학하고 1학년 첫학기 때 들었던 강의 중 하나가 김진호 교수님의 '증권투자의 이해'라는 수업이었다. 그 당시에 증권시장에 대한 이해와 최신 금융기법에 대해 처음 접할 수 있었고 막연히 증권회사를 꿈꾸게 되었다. 

  4학년 여름, 하계인턴을 통해 우리투자증권에 입사하게 됐고 테헤란로에서 처음 PB생활을 하게 되었다. 2007년 여름 차이나 펀드의 붐과 함께 펀드 열풍이 일었고 우리 주식시장도 처음으로 2000pt를 찍으며 내가 사는 주식마다 다 올랐다. 내가 주식을 꽤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터지고 그 다음해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며 주식시장은 1000pt 이하로 떨어졌고 원금은커녕 본전도 못 찾는 일이 허다했다. 모두가 buy를 외쳤던 종목들이 연일 하한가를 맞으며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다. 그러나 시장은 곧 빠르게 반전해 공포를 이겨내고 과감하게 베팅한 사람들은 그 보상을 받았다. 

  주식시장은 담배 연기가 어떻게 날아갈지 예측하는 것만큼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 산업과 기업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신중하지만 때로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 보상을 받는다. 하지만 자기의 종목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갖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보고 싶은 정보만 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사실 직장생활/학교생활을 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NH투자증권과 같은 대형사의 경우에는 증권시장과 연관된 거의 모든 사업을 하기 때문에 부서도 상당히 많고 복잡하다. 하지만 모든 부서가 유기적으로 다 연결돼있고, 내 업무는 다른 사람의 업무와 모두 얽혀있다. 단독으로 일하는 사람은 없다. 당장 내 눈앞의 성과를 보느라 다른 사람의 입장도 고려하지 않고, 그것에 대한 조언이나 충고도 듣지 않는다면 그 성과는 나중에 어떤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돌아올지 모른다. 나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지 모르는 일이다.

  취업도 어렵지만 취업하고 나서 직장생활을 해나가는 것은 더 어렵다고들 한다. 조직에 순응하는 동시에 나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테헤란로에서 청담동을 거쳐 광화문에서 PB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본사 인사부에서 일하고 있다. 입사 후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고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육아를 병행하면서 가끔 요즘 유행하는 '존버정신'을 떠올린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이건 힘든게 아니라 재미있는거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재미있다고 생각하며 씩씩하게 버티면 언젠가는 정말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나는 오늘도 재미있는 하루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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