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28일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문 발표에 맞서 대학가가 발 벗고 나섰다. 대학생들은 일본의 발표내용은 진정한 사과가 아니라며, 전국 각지에서 한일협정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무효화를 촉구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나라 정부와 일본 정부는 작년 12월28일 한일 외교장관과 회담을 열어 양국 간 핵심 문제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합의안을 도출했다. 한일 외교부장관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일본 정부 측은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또한 '위안부' 피해자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조치로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 지원금 약 10억 엔(약 97억 원)을 지급하고 합의 발표 이후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합의 이후 대학생들은 ▲학생 대표자 연대체 공동발의를 통한 시국회의 ▲모금활동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는 ‘정의기억재단’ 설립 동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본교 총학은 1월4일 한일 합의 반대 성명을 냈다. 총학은 반대 성명, 시국회의 뿐만 아니라 국민대회참가, 소녀상과 함께하는 새내기 정기모임 진행 등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1월13일엔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 면담요청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수요시위 참가, 본교 총학 대학생 농성에 참여했으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합의를 주제로 세미나 새내기 정기모임을 진행했다. 최은혜 총학생회장은 한일 합의에 대해 “내용으로도 전혀 올바른 합의라 볼 수 없으며 한평생을 고통 받으신 피해자 할머님들의 뜻과 바람이 완전히 무시된 결정”이라며 “국가 주도하에 이뤄진 전쟁범죄에 대한 인정이 없는 합의”라고 밝혔다. 

  '위안부' 문제에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위해 대학 총학생회의 대표들이 함께 연대하기도 했다.  1월6일 총학을 포함한 경희대, 고려대, 한국외대 등 13개 대학 총학으로 구성된 ‘한일 정부 간 합의 규탄 대학생 시국선언 참가 단체 일동’은 ‘한일합의규탄대학생 대표자 시국회의(시국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를 규탄하고 즉각 폐기를 요구했다. 

  이날 시국회의에 참여한 고려대 박세훈 총학생회장은 “이번 합의는 졸속협상이며 '위안부' 문제 해결은 국회의 동의, 최소한 피해자들의 동의는 있어야 했다”며 “정부는 역사 앞에 두려워하고 역사 앞에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총학의 활동 이외에도 대학생들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주제로 하는 세미나 진행 ▲정의기억재단추진위원회에 기부를 위한 캠페인 활동 ▲소녀상 앞 농성시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 경기, 인천, 충청, 부산, 제주 등 10개의 지역에서 활동하는 대학연합 동아리 ‘평화나비 네트워크(평화나비)’는 꾸준히 '위안부' 문제에 대한 글을 올리고 소녀상 농성 참가와 소녀상 지킴이를 했다. 이어 한일합의안 중 하나인 아베 정부의 보상금 10억 엔을 거부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의와 기억재단’ 설립에 동참했다. 또한 ‘정의와 기억재단’과 함께 ‘위안부’ 문제에 대해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를 후원하는 스토리 펀딩, ‘평화의 소녀상 팔찌와 뱃지’를 통해 ‘정의기억재단설립추진위원회’를 지원하는 ‘handxhand’ 캠페인 등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또한 평화나비는 383개 시민사회단체와 335명의 시민이 발족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이 주최하는 ‘3·1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 전국행동의 날’을 현재 함께 준비하고 있다. 이 행사는 시민, 학생 등 다양한 국민들이 모여 거대한 시민운동을 만들어낸 3·1절 독립운동에 의미를 두고 진정한 광복을 맞지 못한 ‘위안부’ 피해자 여성을 위해 시민, 학생들이 모이는 날이다. 평화나비 서울지부 박은혜 대표는 “한일 합의는 1992년 제1차 수요시위 이후 25년 간 외쳤던 피해자 여성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합의”라며 “피해자 할머니들께서 요구해 온 ▲전쟁범죄인정 ▲공식사죄 ▲전범자 처벌 등 7대 요구안이 모두 실행돼야 진정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평화나비 소속 본교 동아리인 이화나비는 3월 19일에 진행될 ‘평화나비 : RUN’에 최대한 많은 이화인들의 동참과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홍보에 열을 가하고 있다. ‘평화나비 : RUN’은 지속적으로 해왔던 평화나비 콘서트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뛴다는 의미로 짧은 마라톤 행사가 복합된 문화 행사다. 이어 개강 후 3주차까지는 매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1억인 서명운동’을 하고 팔찌와 뱃지 판매 등을 통해 ‘정의와 기억 재단’을 후원할 예정이다. 이화나비 최자인 대표(뇌인지·15)는 “이번 2학기에는 ‘이화 안의 수요시위’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화인들이 함께 참여하고 행동하면서 '위안부' 문제가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을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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