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는 두 시간 빨리 맞이했다. 새해 첫날 나는 날짜변경선에 가장 인접한 나라 호주에 있었다. 새로운 설렘과 다른 한 편의 불안감이 뒤섞여 일었다. 

  나는 올해 4학년이 됐다. 지난 3년 동안 나는 내가 누구인지 찾기 위해 늘 헤맸다. 누가 이끌지도 않았는데 정처 없이 어딘가로 발을 내딛듯, 따라서 대학 생활이 1년 남은 지금 내게 남겨진 숙제는 나의 위치 그리고 내가 가야 할 곳을 치열하게 모색하는 것이다. 겨울 동안 여행 겸 교환학생으로 호주에서부터 싱가포르, 그리고 캄보디아를 바쁘게 오갔다. 기나긴 여정 동안 나는 내게 주어진 이 숙제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다. 낯선 나라, 낯선 사람들에게 물든 새로운 관점 속에서 나는 매번 다른 모습으로 변화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낼 준 숙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몇 가지 생각의 과청을 거쳤다.

  그 첫 단계는 이랬다. 일단 나를 규정하는 것들을 살펴보기로 했다. 인종, 성별, 부모님의 재력 등... 그 결과 몇 가지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첫째는 이들 대부분이 내가 태어날 때부터 안고 있던 것들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내가 방문한 나라마다 이들이 발휘하는 힘의 세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인으로서의 내가 각 나라에서 어떻게 달랐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호주, 싱가포르, 그리고 캄보디아에서 나는 한국인이었지만 그들의 눈에 비추어지는 나는 달랐기 때문이다. 인종, 성별 등 특성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하게 느낀 것은 내가 갖고 태어난 것을 온전히 포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겨울 동안 나를 찾고자 많은 시간을 보냈고 아직도 나를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나를 바라보는 방법을 깨달았다. 나는 나에게 인종, 성별의 벽을 넘으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벽을 넘으라는 것은 자신 안에 어떠한 열등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나는 갖고 태어난 것 안에서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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