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창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이대학보 기자들의 펜촉이 이화를 기록하고 이화를 움직였다. 그 중심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이대학보 기자들을 이끌었던 데스크들. 현재 그리고 최근 5년 내 학보사에서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았던 그들. 창간 62주년을 맞아 전현직 데스크들에게 '이대학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물어봤다.

 

△90기 윤다솜 퇴임기자 

  이대학보는 사실을 바탕으로 진실을 전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기획안 작성부터 기사 마감까지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습니다. '이 정도면 되겠지'라며 기자 스스로 자신과 타협하는 순간 기사는 엉망이 되고 독자들의 신뢰는 무너집니다. 때문에 학보는 엄한 선생님처럼 우리들의 나태함을 사실보도라는 엄중한 잣대로 평가하고 채찍질하곤 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기억만큼 아프고 자책했던 시간 또한 많았지만, 이화의 최전선에 서서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과 열정을 쏟아 부었던 곳이 이 곳이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92기 남미래 현직기자

  '사랑니'가 날 때는 시리고 아프고 신경이 쓰이지만 '사랑니'를 뽑고 나면 시원해지듯, 신문을 만드는 동안에는 힘들고 지치지만 마감이 끝나 완성된 신문을 보고나면 뿌듯함이 앞섭니다. 대학생활동안 매주 내 활동의 성과를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이대학보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감일에 기사가 엎어지기도 하고 취재원과의 갈등을 빚기도 하는 등 많은 추억 아닌 추억이 쌓인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이화인들에게 도움이 되고 양질의 기사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 발전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87기 조윤진 퇴임기자 

  이대학보는 오래 전부터 기자가 되고 싶던 저에게 소박한 꿈의 공간이었습니다 그 꿈을 위해 입학과 동시에 학보사 문을 두드렸고, 마침내 이뤄진 짝사랑은 3년간의 연애로 이어졌습니다. 현장, 사건, 마감 속에서 치열하게 밀당했고 콩깍지가 벗겨져 후회하면서도 그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기와 책임감을 사랑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종종 그립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떠오르는 첫사랑처럼, 이대학보는 여전히 제 가슴 속 깊이 남아있습니다.  

 

 

△81기 최아란 퇴임기자

  매주 1만2천부로 발행되는 '뉴스'가 오로지 학보사 기자들의 펜 끝에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이 펜, 잡고 있기가 여간 쉽지 않습니다. 발바닥에 땀나도록 교정을 뒤어다니고, 매주 밤을 새워야 합니다. 간혹 실수를 하고 오보를 내는 일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만 놓고 싶어지기도 하는, 그 펜 한 자루가 그때는 뭐 그리 소중했을까요? 선배들에게 대물림받은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쓰는 끈기, 끝끝내 보도하는 치열함, 한 번 잡은 펜은 결코 놓지 않는 거센 악력, 이대학보 기자라는 자긍심, 이런 것들이 60여년 대자의 펜촉에 서려있습니다. 

 

 

△ 84기 이채강 퇴임기자

  이대학보는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올 수 있게 한 동력이었습니다. 지난 세월 학보에서 배운 성실함과 끈기는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줄곧 제게 가장 큰 도움이 됐습니다. 또한 학보에서 만난 동기와 선후배들은 여전히 제게 좋은 멘토입니다. 이대학보가 있었기에 사회 초년생으로서 틔워내고 있는 저의 새싹이 더욱 파릇파릇합니다.

 

 

 

△85기 박준하 퇴임기자 

  이대학보는 '파도'입니다. 모든 것이 서툴고 어색했던 제게 학보사 생활은 거친 파도를 만난 것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사람을 만나는 일, 사람과 어울리는 일, 사람을 배려하는 일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베웠습니다. 제 곁에는 언제나 저를 지지해주는 선배, 후배와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파도같은 이대학보 덕분에 더한 위기도 이겨낼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가지게 됐습니다. 학보사에서 다진 단단함으로 제 꿈을 끝까지 이어가려 합니다. 

 

 

 

△92기 박지은 현직기자

  이대학보는 저에게 늘 새로움을 주고 있습니다. 학교 안팎으로 취재를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학보는 새로운 나를 발견한 곳이기도 합니다. 매사에 의욕 없는 제가 점점 기사에 욕심이 생기고, 기사가 호응이 좋을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많은 업무량과 막중한 책임감으로, 학보는 저를 끊임없이 괴롭힙니다. 하지만 나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학보는 저에게 한없이 소중한 존재입니다. 

 

 

△85기 임경민 퇴임기자 

  매주 다가오는 마감은 이전의 것과는 달라서 늘 새로운 출발선에 선 듯했습니다. 매번 생경한 장애물이 나타났습니다. 출발선에 서면 불안한 만큼 가슴 뛰는 일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출발 총성이 울리고 쉼 없이 달려야 했을 때 곁의 동료 없이 홀로였다면 저는 발을 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대학보에 몸담은 시간 동안 두려워도 출발하는 법, 동료와 손잡고 뛰는 법과 그 가치를 배웠습니다. 

 

 

 

△90기 양한주 퇴임기자

  이대학보는 평범했던 제게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줬습니다. 명함을 들고 나설 떄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학교에 대한 실망, 취재원의 거절과 무시에 상처가 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독자들의 격려, 저의 기사로 조금씩 변해가는 학교와 학생 사회의 모습은 다시 저를 일어서게 했습니다. 아프지만 잘 견디면 한 뼘 자라는 성장통처럼, 이제 저는 자랑스러운 흉터를 가슴 한편에 남기고 한 뼘 더 자란 모습으로 대학 너머의 사회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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