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기한이 지난 게시물을 본 적이 있는가? 공식적인 게시판뿐 아니라 중도 앞 계단 난간, 건물 내벽, 화장실 등 수많은 게시물이 어지럽게 있는 모습을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를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특히 기한이 지난 게시물들이 제대로 수거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발견하였다. 이런 상황을 마주하며 기한이 지난 게시물을 제거하는 것이 부착하는 행위 못지 않게 중요하며 이화에 꼭 필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우리는 ‘안녕히 게시조’라는 이름아래 ?기한이 지난 게시물 관리?를 다루게 되었다. 활동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시각적 공해로 작용할 수 있다. ECC의 게시판을 보면 기한이 지난 게시물 그 위에 여러 개가 겹쳐진 상태로 부착되어 게시판이 지저분하게 보인다. 둘째, 기한이 지난 게시물이 게시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새로운 게시물을 붙일 공간이 부족하다. 즉, 새로운 정보에 대한 손실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해당기관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게시물에 ‘00일 자체제거’라고 명시되어있고 해당 단체의 게시물 관리 의무가 그 단체에 있다는 보편적인 생각(자체 설문조사 시행 결과)이 그 단체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본질적인 문제해결에 접근하기로 하였다.

 게시물의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각 단과대학 행정실, 학생지원팀, 총무처, 동아리연합회 등에 연락을 취해 관리 현황을 알아보았다. 그 결과 학교에는 예상보다 명료하고 체계적인 규칙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한 지난 게시물이 여전히 제거되지 않는 모순을 발견했다. 해결책은 아주 간단하고도 명쾌했다. 바로 학생들의 자율적인 행동의 힘이다.

 우리는 이대학보를 통해 이것을 전하고자 하였다. 여러분은 이화의 학생으로서 게시물을 붙일 자유를 갖는다. 그러나, 게시물을 부착하는 동시에 그것을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의무 또한 있다. 비록 사소한 일일지라도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에서 우리는 이화인의 여성주의적 리더십을 엿볼 수 있다. 이화의 여성 리더들이 바꾸어 가는 자치적인 이화 공동체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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