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음악대학과 조형예술대학을 지나 중앙도서관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졸업작품에 한참 열중 중인 허란(조형대, 4학년)씨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되었다.

 “타피스트리 기법을 좀 더 발전시키고자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타피스트리는 고정되어 있는 세로의 실 위에 가로의 실을 엮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세로의 실의 범위를 좀 더 넓히고 싶었습니다. 고정되어 있는 반복적인 세로의 기물을 찾다보니 울타리를 발견했고 울타리에 타피스트리를 짜는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공예는 오랫동안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손으로 작업하여 완성되었을 때 완전함을 갖게 되는데 그 완전함을 깨고 곧 철수해야 하는 일시적이고 퍼포먼스적인 공예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허란씨의 작품은 퍼포먼스 공예로 다른 모습이 아닌 색상 별 하이힐을 신고 언덕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모습이다. 여기에도 남다른 생각이 녹아있다.

 “하이힐의 이미지는 퍼포먼스라는 작업 방식에서 볼 수 있는 가변성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완전함을 갖는 공예가 일시적일 수 있는 것처럼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아름답다는 사회의 시선 또한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허란씨는 한 작품의 완성도는 작가 한 사람의 일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감상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번 졸업작품전시를 위한 작업을 하면서 교실 안에서만의 작품전시와 달리, 작업 중에 많은 사람들이 말을 걸어주고 긍정적인 반응들을 전해줘서, 조형대 밖의 사람들과의 교류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졸업 후에는 더 좋은 조형작가로 발전하기 위한 기회를 찾길 소망한다고 한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멋진 여성 조형작가로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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