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리집 사생 조윤하(사과·15)씨는 16일 오전7시30분쯤 잠을 자고 있다가 화재경보가 울려 깜짝 놀라 깼다. 조씨는 1층 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어 불이 났는지 확인했지만, 한우리집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한우리집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화재감지기 오작동과 안전불감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거주하는 사생들에 따르면 한우리집에서는 최근 일주일 사이 4번의 화재경보 오작동이 있었다. 학생들은 잦은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안전 불감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우리집 사생 유지원(영문·15)씨는 “최근에 부쩍 화재경보기 오작동 빈도가 늘어났다”며 “처음엔 화재경보기가 울리면 밖으로 나갔지만, 오작동이 자주 일어나다 보니 점점 무시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생들은 ‘화재경보가 제대로 작동한 것인지 오작동인지 몰라 대피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화재경보가 울려도 오작동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우리집 김민지 직원은 최근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최근 공용 공간 공사 작업으로 인한 오작동이라고 밝혔다. 김 직원은 “공사작업으로 먼지가 발생하고, 보일러 테스트 가동으로 습기가 발생해 기기 결함이 생겼기 때문인 것 같다”며 “민감한 화재경보기로 인해 학생들이 불편한 부분도 있겠지만, 학생 안전을 위한 요소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재경보기 오작동 후 사후 조치에 대해서는 한우리집과 학생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우리집 김 직원은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면 전관 방송을 통해 학생들에게 작동 위치, 원인, 조치 사항 등을 학생들에게 신속하게 안내한다”고 말했다. 반면, 조씨는 “화재경보 오작동 후에 방금 경보가 오작동이었다는 방송만 나오고 어떻게 조치해야 할지는 나오지 않았다”며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등 별다른 적극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25조(소방시설 등의 자체점검 등)에 따르면 해당 건물에 설치된 소방시설들을 매년 자체적으로 점검해 그 결과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이에 총무처 총무팀 이제항 대리는 “전관 대상으로 1년에 2회의 법정점검과 매월 1회의 자체점검을 시행하고 있다”며 “화재경보기 오작동은 공사로 인한 먼지 발생, 보일러 가동, 기기결함 등으로 평균 연 2~3회 정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리는 “화재경보기 오작동을 줄이기 위해 보일러실의 경우 습기가 많이 발생해 장소에 맞는 방수형 화재감지기로 교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오작동 발생요건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문가는 비화재보(화재와 유사한 상황에 감지기가 오작동하는 것)에 적합한 감지기 설치해 오작동을 방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대문 소방서 예방과 검사지도팀 김옥규 직원은 “비화재보의 원인으로는 난방, 감지기 자체의 문제, 부품의 고장 등이 있다”며 “감지기의 비화재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설치장소에 적합한 감지기를 설치하거나 비화재보의 원인이 되는 기기를 피해 감지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도 2011년 7월 기숙사에서 화재경보 센서 오작동으로 인해 화재경보가 잘못 울린 적이 있다. 이후 서울대 기숙사에서는 심야에 안내 방송을 하면 사생들의 잠을 깨울 것을 우려해 온라인상에 오작동 관련 상황, 내용, 원인 등을 따로 공지했다.

 숙명여대는 올해 9월 한 건물에서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했음에도 학생들은 화재대피 매뉴얼에 맞춰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설관리팀은 건물 내에 불이 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했다는 안내방송을 내보냈고, 이후 경보기 오작동 사실과 원인을 다시 한 번 공지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