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분다. 이런 계절엔 확실히 화장실을 여름보다는 더 자주 간다. 소변을 본 지 얼마 안 되었는데 화장실만 보이면 또 가고 싶고, 왠지 불안하다. 어디서 들은 ‘오줌소태’가 이런 걸까? ‘오줌소태’라는 단어는 보통 소변이 자주 마려우면서 시원하지 않고 때로는 요도에 통증도 느끼는 증상을 통틀어 말한다. 이런 오줌소태 증상은 방광의 소변이 세균에 감염되어 생기는 급성 방광염이 있을 때 흔히 생긴다. 그래서 소변을 자주 보거나 개운하지 않으면 오줌소태 혹은 방광염에 걸린 것으로 여기기 쉬운데, 예상과는 달리 늘 그렇지는 않다. 실제로 방광의 감염이 없어도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소변을 잘 참지 못하는 요절박, 아랫배가 뻐근하게 눌리거나 묵직한 느낌으로 불쾌한 하복부통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방광염과 유사한 증상이 생기는 대표적인 방광 질환이 ‘과민성방광’과 ‘방광통증후군’이다. 자, 그럼 도대체 방광염은 뭐고, 과민성방광은 또 뭐람? 게다가 발음도 혀가 꼬일 것 같은 방광통증후군이란건 뭔지? 쉽게 정리하면 급성방광염은 항문과 질 주변에 늘 존재하는 대장균에 방광이 감염되어 생기는 감염질환이다. 방광염은 여성에게 훨씬 많은데, 그 이유는 여성의 요도가 위치상 질 입구와 아주 가깝고, 길이도 4cm 정도로 남성에 비해 훨씬 짧기 때문에 외부의 세균들이 쉽게 방광으로 침투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빈뇨, 배뇨통 뿐 아니라 염증으로 헐고 충혈된 방광 점막에서 피가 나므로 새빨간 피오줌을 싸기도 한다. 그러나 방광염은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시작되면 대부분 3일 이내에 치료된다. 과민성방광은 감염은 없는데도(그래서 소변 검사는 아주 깨끗하다) 오줌소태 증상이 있다. 이건 방광이 소변을 충분히 모았다가 보게 하는 기능이 고장나서 생기는 기능 이상이다. 방광통증후군은 소변이 마려워서 자주 본다기 보다는 방광이나 요도 주변, 아랫배 등 배꼽아래 어느 부분이든 통증이 느껴져 괴로워서 소변을 미리 보거나 소변을 보고 나서 이런 통증이 지속되는 질환이다. 이 경우에도 소변검사는 아주 깨끗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과민성방광이나 방광통증후군은 항생제를 써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방광을 안정시키는 약이나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을 써서 치료한다. 염증과는 달리 수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하여야 한다. 얼핏 보기에 비슷한 오줌소태 같아도 원인은 굉장히 다르고 치료도 전혀 다르기 때문에 빈번하게 오줌소태가 생긴다면 과연 방광염이 자주 재발하는 것인 지, 다른 방광 이상이 있는 것인지 비뇨기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은 후 조기에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