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교 후문 건너편에 위치한 ‘필름포럼’ 김지현 기자 wlguswlgus32@ewhain.net
▲ 서울시 종로구 서울극장 안에 위치한 ‘인디스페이스’ 김혜선 기자 memober@ewhain.net

<편집자주> 오로지 영화를 위해, 영화만 집중할 수 있는,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이 있다. 바로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독립영화관)이다. 독립영화의 ‘독립’은 자본과 배급 유통망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한다. 하지만 독립영화관들은 최근 정부의 지원감소와 대기업의 잠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지는 독립영화와 독립영화관을 소개하고 최근 독립영화관이 겪는 어려움을 알아봤다.

△개성 강하고 실험적인 독립영화
“남들이 싫어한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숨기고 사는 것도 바보 같다고 생각해요.”
독립영화 ‘족구왕’(2013)의 대사다. 그리고 독립영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사이기도 하다.
독립영화는 자본에 의존하지 않는 영화다. 상업영화는 이윤 확보가 목표지만, 독립영화는 제작자의 의도가 우선시된다. 즉, 주제와 형식, 제작방식에서 다양함과 차별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 대형 제작사의 자본으로 만든 영화가 아닌 독자적으로 예산을 마련하여 제작해 개성이 강하고 실험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최근 독립영화는 소수가 찾는 영화에서 흥행의 주역으로 화제가 되기도 한다. 240만 관객을 동원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2014)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유명한 작품으로는 ‘거인’(2014), ‘족구왕’(2013) 등이 있고, 감독으로는 홍상수, 양익준 감독 등이 있다.
초기의 독립영화는 상영관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접하지 못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첨단 상영장비와 음향장비, 10개 이상의 상영관 등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 운영 영화관)의 시간표에는 상업영화로만 가득차 있었기 때문이다. 2007년에야 서울시 종로구에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인 인디스페이스가 문을 열었다. 현재 수도권에는 15개의 독립영화관이 있다.

△팝콘, 광고 없이 순수한 영화 관람만…차별화된 독립영화관
이에 본지는 본교 주변의 독립영화관 네 곳을 찾았다. 네 곳의 독립영화관들은 각기 다른 개성과 다양한 주제로 영화제를 열기도 한다. 본교에 있는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는 4일~10일에 ‘스웨덴 영화제’가 열렸고 인디스페이스에서는 11월26일(목)~12월4일(금)까지 ‘서울독립영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본교 ECC 지하4층에 있는 ‘아트하우스 모모’(모모)는 본교생들에게도 친숙한 공간이다. 모모는 멀티플렉스 영화관과는 다른 점이 있다. 모모에서는 극장 광고를 하지 않고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기 전까지는 불이 켜지지 않는다. 순수하게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모모에서는 특별한 기준을 두고 상영 영화를 선정하기보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전 세계의 다양한 영화를 고루 소개한다. 모모의 관계자는 “영화가 가장 영화다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폰지하우스’는 광화문 도심 속 골목길에 있는 작은 영화관이다. 영화사 ‘조제’가 운영하는 스폰지하우스는 조제가 수입하거나 제작한 영화를 우선순위로 기획하며, 타사 영화 중에선 일본 영화, 다큐멘터리, 종교 영화 등을 주로 상영한다. 스폰지하우스는 영화 상영 외에도 카페와 갤러리를 같이 운영한다. 갤러리에는 쉽게 접하지 못했던 영화 포스터들이 전시돼 있다. 또한, 필름컷과 DVD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스폰지하우스 관계자는 “스폰지하우스를 찾는 관객분들 대다수가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복잡한 분위기와는 다른 스폰지하우스 공간의 여유로운 느낌, 감성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인디스페이스’는 우리나라 최초로 생긴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이다. 인디스페이스는 서울시 종로구 서울극장 안 한 켠에 있다. 입구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매표소가 있고 그 옆에는 관객 라운지가 있다. 관객 라운지에는 독립영화 관련 서적과 잡지가 비치돼 있고 독립영화 관련 포스터와 영화컷, 이미지가 전시돼 있다. 인디스페이스에서는 11월26일(목)~12월4일(금)까지 ‘서울독립영화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인디스페이스 관계자는 “인디스페이스는 관객과 영화인의 모금으로 설립돼 운영 중인 유일한 영화관”이라며 “관객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독립영화를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본교 후문에 건너편에 있는 ‘필름포럼’은 하늬솔 빌딩A동 지하1층에 위치해 있다. 외부계단으로 지하1층으로 내려가면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와 라운지를 마주할 수 있다. 필름포럼은 연중무휴 운영한다. 이곳은 ‘사랑’의 가치를 담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주로 상영한다. 필름포럼 관계자는 “아름답고 놀라운 영화가 쉽게 사라지는 요즘, 필름포럼은 느리고 소박하게 영화로 소통하고 영혼의 쉼을 고민한다”고 말했다.

△독립영화 산업에도 들어온 대기업, 지원 부족한 정책…어려움 겪는 독립영화관
그러나 최근 대기업이 독립영화 상영관을 잠식하면서 독립영화관은 위기를 맞고 있다. 대표적인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CGV는 ‘아트하우스’로 롯데시네마는 ‘아르떼’라는 이름으로 독립영화를 상영 중이다. 모모의 관계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공격적으로 예술영화 전용관도 운영하는 현실에서 작은 극장을 운영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양한 시도와 문제의식이 담겨있는 독립영화를 발굴해 상영하겠다는 취지로 독립영화관이 생겼지만, 정부가 독립예술영화관 지원을 줄여 독립영화관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1월23일, 6월25일에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 정책의 내용을 변경하면서 독립영화관은 영화 배급과 운영에 타격을 입게 됐다. 기존의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은 영진위가 선정하는 약 300~500편의 예술영화를 연간 219일 동안 자율적으로 상영하는 방식이었지만 바뀐 사업안은 위탁단체가 선정하는 24편의 영화를 매달 2편씩 의무적으로 상영해야 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올해 6월25일 전국독립예술영화전용관모임은 “사업안이 시행될 경우, 전국의 예술영화관에서 같은 시기에 동일한 영화가 상영될 것이며, 이는 획일화된 프로그램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호소문을 발표했다. 인디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사업안은 선정된 24편의 영화만을 지원하게 됨으로써 독립·예술영화 다양성을 훼손시킬 것”이라며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은 지난해와 같은 내용으로 집행해야하고 독립, 예술영화가 다양한 극장에서 상영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공개적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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