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영하는 독립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독립영화에는 상업영화와는 다른 특유의 감성과 문제의식이 담겨있다.

최근 상영하는 독립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독립영화에는 상업영화와는 다른 특유의 감성과 문제의식이 담겨있다.

울보 권투부(2015)
‘울보 권투부’는 도쿄 조선 중고급학교의 권투부 아이들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권투부 선생님은 이번 해 3학년들은 ‘울보’라고 말한다. 눈물 많은 이 소년들은 권투 경기에서 이길 때도, 질 때도 운다. 부상으로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는 억울함에 울기도 한다. 이일하 감독은 일본인도, 남한 사람도, 북한 사람도 아닌 자신의 존재를 고민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잘 담아낸다. 아이들에게 권투는 승리와 패배를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성장의 발판이 된다. 영화 속에서는 권투부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와 함께 차별과 억압을 받는 일본 내 한국인 문제도 나란히 담겨있다.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비슷한 상황이 다시 한 번 주어진다면 이 사람과 나와의 관계는 얼마나 달라질까? 홍상수 감독의 17번째 장편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이런 상상을 재현한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장면은 이렇다. 영화감독인 남자주인공 함춘수는 특강을 위해 수원을 오게된다. 수원 화성 행궁에서 여자주인공 윤희정을 만난 후 함께 차를 마시고 희정의 작업실을 가고 술을 마신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지만 이들의 대화는 미묘하게 다르다. 대화가 달라지면서 이들은 전 상황과 달리 화를 내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우습게도 술에 취해 옷을 벗기도 한다. 하지만 이 두 상황의 결과는 별로 달라지진 않는다. 그런데 이 두가지의 과정은 많이 다른것 같기도 하고 새로운 장면과 이야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홍상수 감독 영화 특유의 롱테이크(영화의 쇼트 구성 방법 중 하나. 1~2분 이상의 쇼트가 편집 없이 길게 진행되는 것) 방식을 사용해 주인공들의 대화가 즉흥적이고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효과를 가져온다.

택시(Taxi, 2015)
이란에서 올해 개봉된 영화 ‘택시’는 자파르 파나히(Jafar Panahi) 감독이 각본, 제작, 촬영, 출연을 맡은 다큐 영화다. 2010년 이란 정부에 의해 20년간 영화 촬영 및 해외 출국이 금지된 파나히 감독은 직접 택시기사가 돼 손님들의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영화에 담고자 한다. 사형 제도를 주장하는 한 남성과 그에 반대하는 여성, 감독을 알아본 비디오 대여업자, 물고기를 꼭 정오에 방류해야 한다는 할머니들, 배급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조카와 감독의 이 계획을 응원하는 인권 변호사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택시에 올라타고 그들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 감독은 자신이 억압받는 현실과 영화에 대한 신념을 담아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감독의 도전은, 그가 택시를 모는 순간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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