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있는 김PD가 미래의 PD에게
배짱있는 김PD가 미래의 PD에게
  • 김미해 (방송영상·06)
  • 승인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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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PD

 필자는 2006년 1월 한국방송공사 KBS에 프로듀서로 입사했고, 같은 해 2월에 이화를 졸업했다. 현재 KBS 부산 방송국에서 일하며 두 살, 다섯 살 두 딸의 엄마로 살벌한 바쁨 속에 살고 있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원고 제의를 받고 무슨 이야기를 써야하나 짧게 고민했으나 ‘나의 일’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는 쪽이 좋지 않을까 하는 결론을 내렸다. 전공을 막론하고 방송인, 특히 PD가 되고 싶은 이화인이 많을 것이라 짐작되기 때문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KBS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KBS는 국민의 세금 즉,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사다. 시청자와 예비 방송인이 느끼기에 아마도 가장 보수적이고 재미없는 이미지를 갖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MBC와 더불어 수 회의 파업을 겪은 후 아직 예전의 맷집을 회복하고 있지 못한 상태이기도 하다.
 KBS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방송국과 지역방송국이 모두 같은 회사로, 인력과 장비 등의 교류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릴 때 제작인력 보강을 위해 부산의 PD가 두 달 가까이 출장을 가기도 하고,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때는 본사의 초대형 중계차가 중계지원을 나오는 식이다. 지역에서 교양 PD로 일하다가 본사로 발령받아 1박2일 조연출이 되기도 한다.
 KBS의 지역 프로듀서는 다큐, 교양, 예능, 시사프로그램의 구분이 없이 전방위로 활약해야한다. 그 점이 힘들기도, 재미있기도 한 점이다. 필자가 신입시절 맡은 프로그램은 ?6시 내고향?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모르는 이화인은 없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앉아서 볼 수 있는 이화인도 없을 것이다. 처음엔 너무나 생소했던 이 프로그램을 6개월간 하면서 부산앞바다에서 잡히는 모든 어종을 섭렵하며 활어회의 맛에 눈을 떴다. 그 후로 6.25 특집다큐멘터리를 맡아 전방 초소 곳곳을 들쑤시고 다녔던 경험, 다문화 가정 취재로 브라질의 빈민촌을 찾으며 느꼈던 공포, 덜 지어진 영화의 전당에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총연출 하며 했던 삽질 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나의 일터 부산은 굵직한 이슈와 행사가 많아 일 년 내내 들썩이는 곳이라 이곳에서 피디로 살아가는 것은 꽤나 재미있다.
 그런데 필자가 입사한 후 10년간 방송환경은 무섭게 변화해 왔다. 그 결과 다양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일터도 무수히 생겨났다. 그만큼 많은 프로그램이 제작되고 있는 현재의 방송환경은 재능을 펼칠 무대를 찾는 예비 방송인에게 매우 고무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방송국이 단 세 곳 밖에 없었던 10년 전과 달리 요즘은 자신과 잘 맞는 채널이미지를 가진 곳을 노리고 골라서 입사할 수 있을 정도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공영방송국에 비해 상업방송국, 또 그 중에서도 예능과 드라마 중심의 방송국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고 입사를 지망하는 예비 방송인도 많을 것이다.
 바닷가에 사는 부산 PD의 글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방송사 입사를 준비하는 이화인에게 한 가지 조언을 남긴다면 “배짱을 가지라”는 말을 하고 싶다. 어쨌든 방송국엔 별나고 잘난 사람들이 모인다. 능력자들을 잘 조련해 내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쫄지 않는 ‘배짱’이야말로 PD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