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변호사 강연

▲ 5일 오후1시 법정대학관 103호에서 ‘여성 전문가의 리더십’을 주제로 김정은 변호사가 강연 하고 있다. 김혜선 기자 memober@ewhain.net

  본교 생명의료법연구소가 주관한 ‘김정은 변호사 간담회’가 5일 오후1시 법정대학관 103호에서 개최됐다. 이번 강연은 ‘여성 전문가의 리더십’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본교 학부생, 대학원생, 타대생 등 약 30명이 참석했다.

 김정은 변호사는 한국에서 의사로 일하다 미국으로 건너갔다. 현재 그는 미국 보스턴대(Boston University) 로스쿨 졸업 후, 세계적 대형 로펌 롭스앤그레이(Ropes & Gray) 소속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인생에 한 번은 나만을 위해」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번 강연에서 김 변호사는 여성으로서의 리더십에 대한 생각을 학생들에게 전했다.

 김 변호사는 리더의 자격으로 ‘자신감’을 꼽았다. 작은 행동 하나도 개인의 자신감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는 대표적으로 예를 들어 회의에 참가할 때 테이블의 중간에 앉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처음 로펌에 들어와 회의에 참여할 때 테이블 중간에 앉을 자격이 있는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점점 제가 프로젝트에서 참여하는 주체인데 테이블 밖에 앉아있을 이유가 없구나 생각했죠. 그러면서 점점 자신감이 생겼어요.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개인의 자신감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김 변호사는 미국에서 다양한 리더들을 만나면서 리더의 자질에 대해 많은 조언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중 많은 리더가 말하는 여성 리더의 자질은 지식으로 만들어지는 ‘실력’이다. “리더가 되려면 술 잘 먹고 소리만 질러야 한다는 시절은 정말 지나갔어요. 전문지식 없이는 리더가 될 수 없죠. 자신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야 해요. 그렇지 않고는 전문직의 리더가 되기 힘들어요.”

 그는 실력을 쌓는 만큼 그 실력을 발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겸손은 미덕이 아니다’는 말을 인용하며 자신의 실력을 표현하지 못하는 리더는 부족하다고 전했다. “힘들게 전문지식을 쌓았다면 지식이 있다는 것을 자신감 있게, 프로페셔널하게 보일 줄 알아야 해요. 실력을 보이게 하는 것도 결국에는 실력이죠.”

 김 변호사가 뽑은 또 다른 리더의 자질은 ‘매력’이다. 리더로서의 매력은 외적인 것이 아닌 내적인 매력을 말한다. 김 변호사는 여성들이 리더가 되기 위해서 남성화가 될 필요가 없음을 강조했다. 자기 자신에 충실하고 본인이 진정 즐길 수 있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목소리가 클 필요가 없는 거고 담배를 피우거나 골프를 쳐야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거죠. 오히려 여성들만의 소프트 리더십,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으로 조직을 이끌 수 있어요.”

 아울러 그는 ‘조용한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용한 리더십은 김 변호사가 말하는 다양한 리더십의 성향 중 하나다. 자신의 동료를 감싸주고, 부하 직원의 성과를 외부에 잘 알려주고, 문제가 생길 때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것이 바로 조용한 리더십이다. “나의 성향, 성격을 잘 파악해 내게 맞는 리더십을 찾으세요. 예를 들어 제 상사 같은 경우는 제가 큰 실수를 해도 화 한번 내지 않고 자신의 책임이라며 저를 보듬어줬죠. 이를 보며 저는 끝까지 그분을 믿고 일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김 변호사는 여전히 사회에서 여성 리더들은 현저히 적고 기회가 균등하지 않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변화하고 있고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희망을 품을 것을 당부했다. “아직도 존재하는 사회의 남녀차별은 있어요. 하지만 제가 미국에서 만난 리더들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리더가 될 수 없다는 패배의식을 갖지 말라고 했어요. 사회는 분명 빠르게 변하고 있고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리더가 될 수 없었던 시절도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죠.”

 강연에 참석한 이혜주(의학전문대학원 석사과정)씨는 “자기 자신의 생각, 뚝심을 지키고 견뎌내는 것,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강연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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