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역사책', 오늘도 가감 없이 기록해야
'올바른 역사책', 오늘도 가감 없이 기록해야
  • 이대학보
  • 승인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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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전속결(速戰速決)이다. 10월12일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발표된 지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3일, 2017년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확정 고시됐다. 황교안 총리는 대국민담화를 통해 ‘편향된 역사 교과서를 바로잡아야 학생들이 확실한 정체성과 올바른 역사관을 가질 수 있다’며 발행제도를 국정화해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사편찬위원회도 일부 집필진을 공개하며 집필진 공모를 시작했고 20일까지 국정 교과서 집필진을 확정한다는 입장을 공표했다.

 국정화 반대 움직임은 정부가 행하는 속전속결과는 다른 의미로 빠르고, 또 강하다. 국정 교과서 확정 소식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본교 학생들도 함께 행동했다. 분노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목소리를 내비쳤다. 총학생회(총학)와 본교생들은 광화문에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촛불 시위에 참가하고 헬렌관 앞에서 국정화 반대 의미를 담은 검은색 옷을 입고 피켓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화·포스코관, 학생문화관 등 교내 곳곳에도 국정화 반대 대자보, 포스터가 여럿 붙었다.

 본교생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매체를 통해 여론을 공론화했다. 본교생 약 800명은 자발적인 모금으로 1617만8657원을 모아 <경향신문> 21853호(2015년 11월4일자)과 21855호(2015년 11월6일자)에 국정화 교과서 반대 및 시국선언 광고를 게재했다. 본교생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제작한 해당 신문광고는 <경향신문> 21853호 1면과 21855호 전면광고에 게재됐다.

 하지만 학생들의, 국민들의 위 같은 외침은 무시됐다. 본질적인 문제는 여론의 적극적인 분출만 있을 뿐 이를 수용하려는 움직임은 없다는 점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여론은 정책 집행 과정에 끊임없이 투입돼 이를 해석하고, 비판하고,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여론은 더 이상 갈 길을 잃었다. 투입될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여론 반영 없는 정책 집행에는 비판이 끊일 수 없다. 그 비판은 ‘올바른’ 역사책에 고스란히 기록될 수밖에 없고 지금의 논리대로라면 반드시 기록돼야 한다. 즉, 누구의 말마따나 올바른 역사관을 수립하고자 한다면 ‘2015년 오늘의 상황’을 분명하게 기록하고 후대에 알려야 한다.

 고쳐진 역사가 우리의 기억까지 바꾸지는 못한다. ‘우리는 현재의 목격자로서 미래의 증언자가 되겠습니다’(<경향신문> 21853호 1면 광고 문구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