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성적장학금↓, 복지 등 기타장학금↑, 학생들은 아쉬움 표해

 본교를 포함한 대학가에서 성적장학금을 축소하고 복지장학금을 확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장학금 지급 목적이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포상을 해주는 것에서 가계가 곤란한 학생의 학업을 지원해주는 목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본교는 성적장학금 지급 대상 줄여
 본교는 성적장학금의 지급 대상 범위를 축소하고, 복지장학금, 신입생 장학금 등을 확대했으며 학생의 미래설계를 지원하는 장학금을 신설했다. 본교는 성적우수 장학금 중 직전 학기 과목낙제 없이 15학점 이상 취득하고 성적 3.75 이상인 학생에게 50만원을 지급하는 우수2 장학금을 2015학년도 입학생부터 적용하지 않기로 작년 3월 결정했다. 대신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신입생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은 작년 대비 약 5억2700만원 증가했다. 신입생 장학금은 작년에도 전년 대비 약 14억8000만원 증액된 바 있다. 또한, 단과대학 특성화 장학금, 전공리더십 장학금을 새로 만들었다.

 2015학년도 신입생 중 올해 1학기 15학점 이상 취득하고 학기 평점이 3.75 이상이며, 과목 낙제가 없는 학생은 641명이다. 2015학년도 신입생에게도 우수2 장학금이 적용됐다면, 이 중 최우수, 우수1 등 다른 성적우수 장학금, 국가장학금, 교외장학금 등을 받은 학생들을 제외한 학생들이 우수2 장학금을 받게 된다. 2014학년도 신입생 중 올해 2학기 우수2 장학금 수혜자는 401명이었다.

 학생처 장학복지팀 관계자는 이 변화에 대해 “가계곤란 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균등한 고등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신입생 장학금을 확대해 대학 입시경쟁력을 확보하며,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학생활동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대도 성적장학금↓ 복지장학금↑ 추세
 고려대도 본교와 마찬가지로 성적장학금은 줄이고 복지장학금은 늘릴 예정이다. 고려대는 10월14일 내년 1학기부터 경제 사정이 어렵거나 스스로 세운 비전을 실현하고자 하는 학생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을 대폭 확대하고, 이미 예정된 성적우수 장학금을 제외하고는 성적장학금은 지급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고려대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장학금은 ▲학생자치활동과 근로 장학금인 자유장학금 ▲경제적 문제가 학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정의장학금 ▲학업·연구 성취도를 높여 학생 스스로 비전을 설계할 수 있게 하는 진리장학금 세 가지다.

 고려대 신지영 학생처장은 “학업을 하는 학생들에게 경제적 제약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번 개편의 기획의도”라며 “기계적 배분이 아닌 맞춤형 장학혜택을 통해 미래인재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는 작년 1학기부터 성적장학금 규모를 줄이는 대신 복지장학금 규모를 늘리고, ‘장학금 양보제도’를 도입했다. 수업료의 2/3, 1/3을 지급하는 성적장학금 수혜 대상 수를 줄이고 수업료의 1/6을 지급하는 성적장학금 수혜 대상 수를 늘렸다. 이로 인해 성적장학금 총 지급액이 줄어든 만큼 복지장학금을 확대했다. 장학금 양보제도는 성적장학금에 선발된 학생 중 부모 회사의 학자금 지원 등의 사유로 장학금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 경제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양보하는 제도다. 이 같은 학생에게는 장학금수혜증명서상에 성적장학생으로 선발된 사실을 기록하고, 장학양보증서를 별도로 발급해 양보사실을 서류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서강대 학생문화처 학생지원팀 안석 차장은 “장학금 양보제도에 매년 조금씩 다르지만 1년에 약 30명의 학생이 참여한다”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조금이라도 더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들, “성적장학금 줄어 아쉬워”
 그러나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장학제도 개편에 아쉽다는 입장이다. 본교 손솔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에서는 가계곤란 장학금, 기타 활동 장학금 확충을 위해서 성적장학금을 축소했다고 밝혔다”며 “이에 대해 총학은 성적장학금을 폐지하는 방식이 아니라 유지하면서 추가적으로 장학금을 확충할 것을 협의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준종(사과?15)씨는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EWHA 장학금이 새롭게 만들어진 것은 좋은 목적으로 결정된 일이지만, 이번 장학금 제도를 통해 우수학생 유치가 완벽하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에 그 취지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재학 중인 학생들의 공부 의욕을 낮추고 복지를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생각해 우수2 성적장학금이 15학번에게 적용되지 않는 것이 유감”이라고 말했다.

 타대 학생들도 본교와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고려대 정은영(건사환·15)씨는 “국가장학금을 포함해 많은 장학금이 있는데 학교에서까지 복지장학금 등을 실시한다면 어떤 것에도 속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이 사라진다고 생각해 성적장학금을 폐지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대학교에서 성적은 돈이 많다고 해서 잘 받는 것도 아니고 모두에게 평등한 조건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성적장학금은 모두를 위해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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