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뜻 귀기울여 '2015 을미사화' 막기를
국민의 뜻 귀기울여 '2015 을미사화' 막기를
  • 이대학보
  • 승인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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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교육부가 10월12일 2017년부터 중·고등학교의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 하겠다고 발표했고, 이에 전국 곳곳에서 반발의 움직임이 일었다. 대학가는 그 반대 운동의 중심에 있다. 대학의 교수들은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역사학 관련 학자들은 집필을 거부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대자보를 붙였고, 국정교과서 반대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집어 들었다.

 본교 또한 이러한 반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76명의 교수들은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며 국정화 정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2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반대 서명에 동참했다. 10월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국여성대회 참석을 위해 본교를 방문하자 본교 학생들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할 수 없다”며 방문을 거부하고 시위에 나섰다.

 조선시대에는 사관(史官)이라는 관리가 있었다. 매일의 기록을 있는 그대로 담은 사초(史草)를 쓰고 이를 통해 실록(實錄), 즉 역사책을 만들던 이들이다. 그 어떤 강한 권력에도 사관들은 흔들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기록해야 했으며, 거짓을 적거나 사초를 수정하는 일은 목숨 걸고 막아야 했다. 역사는 누군가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도록 고쳐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사관은 역사를 쓰는 자이자, 역사를 지키는 자였다.

 오늘날, 교과서 국정화를 눈앞에 둔 대학가는 21세기 ‘사관’이 됐다. 교수와 학생들은 한 마음 한 뜻이 돼 역사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누군가에게만 유리하도록 고르고 가려진 역사를 후손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11월2일, 이번 1506호가 발행되는 날은 정부가 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행정 예고한지 20일이 되는 날이다. 20일의 행정 예고 기간은 국민들의 의견 수렴이라는 민주적인 절차를 위해 존재한다. 이 기간 동안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은 학생들의 외침을 무시하고 사복 경찰을 동원해 학생들의 앞길을 막는 일이 아니다. 1967명의 교수들(10월28일 자정 기준)이 반대하는 국정화를 강행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는 고쳐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이다. 역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의견도 지금 존재하고 있는 ‘역사’다. 정부는 부디 사관의 목숨을 빼앗고 사초를 불태웠던 과거 일부 왕들의 과오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때의 사화(史禍)가 역사책 속에 남아있듯, 2015 을미년의 모든 일들도 수많은 ‘사관’들에 의해 역사로 기록될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