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드르륵 드르륵. 귓전을 울리는 셔터소리가 요란하다. 어깨 양쪽에 두 대의 무거운 카메라를 매고 이리저리 몸을 옮겨가며, 온 신경을 파인더(촬영 범위나 구도, 초점 등을 보기 위해 눈으로 들여다보는 부분)에 집중한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도 오른쪽 눈은 파인더에, 왼쪽 눈은 피사체의 움직임을 쫓고 있다. 취재가 끝나면 잽싸게 취재차량으로 돌아와 노트북으로 찍은 사진을 옮겨 마감하고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한다. 통신사 사진기자의 숙명이다.

 도서관 사서가 되고 싶었던 필자는 이대학보에서 2년간 사진기자로 일하면서 졸업 후 진로를 다시 고민하게 됐고 이후 동아일보 대학생 인턴기자, 머니투데이 인턴기자를 거쳐 2013년 뉴스1 사진부에 정식 입사했다. 올해로 입사 3년 차인, 아직 배울게 많고 고민이 많은 신출내기 기자다. 뉴스1코리아(뉴스1)는 1차 뉴스공급자의 역할을 하는 민영 뉴스 통신사로 비슷한 타 언론사로는 뉴시스, 연합뉴스가 있다. 현재 뉴스1은 동아일보 등 다양한 신문, 인터넷 매체와 계약을 맺고 뉴스를 공급하고 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를 통해 뉴스1이라는 이름을 더 많이 접해 봤을 것이다.

 통신사 사진기자는 바쁠 수 밖에 없다. 뉴스공급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현장을 취재하고 뉴스거리를 찾아내야 한다. 매일 아침 예측하지 못할, 새로운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오늘 당장에라도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 내가 할 일은 빠르고 정확하게 취재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무거운 장비를 들고 바쁘게 다니다보니 사진기자에겐 체력을 잘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여러 가지 어려운, 갑작스러운 상황에 닥쳤을 때 현명하게 이겨내고 취재할 수 있는 단단한 정신력도 요구된다. 시사상식 및 저널리즘에 대한 이해 역시 필수 요소다. 이화에서 언론정보학을 부전공으로 삼아 공부한 것과 언론고시 스터디를 꾸준히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사진기자의 성비는 과거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여성의 비율도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특히 센스 있는 패션 감각 등이 요구되는 연예 매체에서는 여성 사진기자의 비율이 보다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최근 필자는 동료들과 함께 ‘드론’(카메라가 달린 무인 항공기)을 통한 뉴스 보도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공중에서 보는 세상은 남달랐다. 지상에서 접근하는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이 보인다. 가을에 보통 많이 보도되는 농촌 들녘에서의 추수를 취재했는데, 드넓은 평야와 추수 장면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으며 시각적인 이미지 역시 신선했다.

 급한 상황에서는 때때로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을 이용하기도 한다. 광화문에서 열린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를 스마트폰 카메라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30만 명이나 되는 인파를 한 프레임에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다. 뉴미디어 시대에서 사진기자의 역할과 보도 방식에 대한 고민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때론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보도사진이 미치는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며 시리아 난민 사태의 비극을 보여준 아일란 쿠르디의 싸늘한 주검 사진, 독수리 앞에 웅크리고 있는 앙상하게 마른 아프리카 소녀 사진 등이 그 예다. 그 한 장을 위해 많은 사진기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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