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후4시30분 본관 앞에서 총학생회의 선언전달식이 끝난 후, 오후5시 대강당 계단에서 카드 섹션으로 '리셋'이라는 글자를 만드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이번 퍼포먼스에는 이화인 약 90명이 참석했다. 김혜선 기자 memober@ewhain.net

총학생회(총학)는 공동행동 ‘RESET 프로젝트’의 마지막 프로젝트인 선언 전달식을 21일 오후4시30분 본관 앞에서, 카드섹션 퍼포먼스를 오후5시 대강당 앞에서 진행했다.

본관 앞에서 진행된 선언 전달식에는 약 8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총학은 15일~21일 정문과 각 단과대학 건물에서 1703명의 이화인에게 받은 스티커를 붙인 플랜카드를 본관 앞 나무에 걸었다. 플랜카드에는 ‘학생들에게 일방적인 정책통보는 싫어요’, ‘대외적인 이미지보다는 대내적인 이미지 구축에 힘써주세요’ 등의 메시지가 적힌 스티커로 가득 차 있었다.

선언문은 모인 학생들이 같이 본관에 들어가 총장 비서실에 전달했다. 총학에 따르면, 총학 은 총장실에 선언을 전달하겠다는 공문을 보냈지만, 당일 선언문을 전달하는 시간에 최경희 총장은 자리에 없었다.

이에 대해 학생처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총장님께서는 이미 사전에 예정된 공무로 참석이 어려웠고, 총학이 전달한 요구안과 학생들의 메시지는 모두 전달드렸다”며 “사전에 총장님의 일정을 물어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일정을 정해 이를 통보하듯 참석을 요구하는 총학의 소통방식에 유감”이라고 말했다.

선언을 전달한 후 총학과 학생들은 대강당 앞 계단으로 이동해 5시부터 카드섹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카드섹션을 준비하기 전 자연과학대학 이영선 학생 공동대표와 김세영 부총학생회장의 발언이 있었다. 이 공동대표는 “학교의 태도가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난다”며 “학생들과 논의 없는 일방적 판단과 제도 변경은 있어서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공동대표는 시험기간제도 폐지, 성적장학금 폐지, 파빌리온 건설, 중앙도서관 24시 운영 폐지 등 학교의 결정이 독단적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대표자 발언이 끝난 후 선언 전달식 때보다 늘어난 약 90명의 학생은 대강당 계단에서 카드섹션 퍼포먼스에 참여했다. 약 50명의 학생은 대강당 계단에 차례로 서 노란 종이를 들고 ‘리셋’이라는 글자를 만들었고, 나머지 학생들은 노란 풍선을 들고 그 뒤에 섰다.

카드섹션 퍼포먼스에 참여한 최은혜(식영·12)씨는 “4학년인데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방학이 끝나면 학교가 좋게 바뀌는 게 아니라 점점 학생들이 생활하는데 불편하게 바뀌는 것 같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퍼포먼스에 참여하게 됐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손솔 총학생회장은 “많은 이화인이 1년 동안 지속된 학교의 불통에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며 “총학은 이후에도 요구안 실현을 어떻게 이뤄낼지 계획을 세우고 이화인의 목소리와 함께 활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편, 총학은 22일~23일 채플이 끝나는 시간에 대강당 쪽문에서 피케팅을 진행했다. 총학에 따르면, 21일 총학이 본관 앞 나무에 걸었던 플랜카드는 떼어져 있었다. 총학은 요구안 실현을 촉구하기 위해 ‘총장님께서 말씀하신 끈기와 인내력 총학생회가 보여드리겠습니다’, ‘1703 이화인 선언 더이상 무시 말고 이화인 요구안 당장 실현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23일 정오에는 피케팅을 진행하던 총학과 채플을 끝내고 나오던 최 총장이 대강당 쪽문에서 만나 이번 프로젝트, 학생들과의 소통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학내 상업화 반대 학생모임 ‘돈만 쌓는 학교에 맞선 이화여대 학생들의 도전’ 페이스북 페이지(facebook.com/changeewha)에 올라온 당시 상황 동영상에 따르면, 최 총장과 총학은 대학 적립금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어 총학은 “하나만 더 말하겠다”며 “비전미팅과 협의회 등이 설명회 자리로만 느껴지며 학생들의 의견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최 총장은 “학생들이 그 자리에서 질의하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그런 자리를 마련하면 최선을 다해 답변하겠다”고 답했다. 총학이 의견을 더 말하려고 하자 “하나만 더 듣기로 했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에서 떠났다.

RESET 프로젝트를 마친 총학은 24일 총학 페이스북을 통해, 21일 전달한 선언문 답변 회신을 요구한 30일까지 6가지 요구안 실현의 약속이 없다면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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