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담은 '초마을 식초'부터 마음담은 '재생지 노트'까지. 이화표 추석 '손'물을 받다. 종합손물세트에서는 쿠키, 에코백, 각종 액세서리 등 금손 이화인들의 손에서 태어난 가지각색 수제품들이 판매됐다.

▲ 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김혜선 기자 memober@ewhain.net

  건강을 선물하다

 이번 행사에서 눈에 띄는 키워드는 ‘천연’이었다. 천연재료로 만든 잼부터 화장품까지. 다양한 종류의 천연 제품이 행사장을 찾은 이화인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천연 화장품을 판매하는 ‘릴리센트’(Lilyscent) 부스에서는 홍차의 한 종류인 얼그레이 향이 나는 토너, 생화로 만든 고체 향수 등을 판매했다. 천연 화장품이다 보니 직접 피부에 문질러 봐야 본연의 향기가 나기 때문에 판매자 김예솔(정외·09)씨는 계속해서 손님들에게 “테스트해보고 가세요”라고 외쳤다. 김씨는 부스와 동명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천연 화장품을 판매해왔다. 김씨는 “온라인 위주로 사업하다 보니 실제로 소비자를 만나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처음 대면하는 소비자가 후배들이라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박유진(시디·10)씨는 ‘초마을 식초’ 부스에서 아버지가 직접 만든 식초를 판매했다. 박씨는  마케팅, 세일즈 그리고 관련 디자인을 모두 담당했다. 부스에는 박씨의 아버지가 직접 만든 바나나 식초, 복분자 식초 등이 진열돼 있었다. 다양한 식초 중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강렬한 빨간색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복분자 식초였다. 박씨는 “사람들이 신기해서 구경은 했지만 구매는 하지 않아서 속상했다”며 “직접 만들다 보니까 가격이 높아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멋을 선물하다

 행사에 참여한 46개 팀 중 23개의 팀이 다양한 종류의 액세서리를 판매했다. 이 때문에 행사에서는 각 부스의 특색이 담긴 액세서리를 착용해 보고 거울에 비춰 보는 이화인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행사 기간 동안 ECC 이삼봉홀 무대 왼편에는 사람이 끊이질 않았다. 목 장신구인 초커를 판매하는 ‘캐치문’ 부스의 인기 덕분이다. 박지수(한국음악·13)씨는 캐치문 부스에서 오간디(가볍고 투명해 보이는 빳빳한 촉감으로 마무리된 면이나 폴리에스터의 직물), 가죽, 레이스 소재의 끈에 팬던트를 달아 만든 초커를 판매했다.

 손님들이 즉석에서 주문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박씨의 손은 인터뷰 중에도 끊임없이 움직였다. 박씨는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일거리를 찾다가 자신 있는 분야인 수공예와 식상하지 않은 초커를 결합했다”며 “프리마켓은 절차가 복잡해 참여하지 못했는데 이 자리를 통해 데뷔무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E ceramics’ 부스에서는 황보명진(도예·10)씨와 권혜현(도자예술학 전공 석사과정)씨가 만든 도자 머리끈이 판매됐다. E ceramics 부스의 도자 머리끈은 황씨와 전씨의 전공지식과 여대생을 겨냥한 아이디어가 결합해 탄생했다. 부스에서는 그들이 직접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을 찍은 사진들이 함께 전시되기도 했다. 황씨와 권씨는 “생소한 제품이어서 생각보다 많이 팔리지는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음을 선물하다

 종합손물세트 행사장에는 제품을 구매함과 동시에 기부를 할 수 있는 부스도 있었다. 노트를 판매해 생긴 수익금을 위안부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소녀들을 기억할 숲’ 조성에 기부하는 ‘Paper bean’ 부스가 대표적이다. 한국장학재단 멘토링 팀 CSR 팀원으로 구성된 Paper bean 부스는 중증장애인이 만든 재생지를 노트로 만들어 판매했다. 윤홍원(화학·14)씨는 “쓰레기통을 의미하는 ‘bin’과 부스명의 ‘bean’은 같은 발음을 지닌다”며 “쓰레기가 될 수 있는 재생지를 노트로 탄생시켰기 때문에 생명력의 의미가 담긴 콩의 영어인 ‘bean’을 이름에 붙였다”고 말했다. 

  특별함을 선물하다

종합손물세트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모두 손으로 직접 만든 제품이다. 각 제품에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함이 담겨있다.

 ‘Calm_Sum’ 부스에서는 구혜영(섬예·12)씨가 전공 수업에서 배운 기법을 활용해 만든 스카프와 에코백이 판매됐다. 이는 모두 구씨가 손수 염색한 제품이다. 부스명 Calm_Sum은 ‘고요하다’는 의미의 calm과 섬유예술학과의 앞글자인 sum이 합쳐진 것이다. 섬유로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구씨는 “직접 염색해 매고 다녔던 에코백의 반응이 좋아 판매하게 됐다”며 “종합손물세트는 공간도 넓고 사람들도 많아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Calm_Sum에서 나염 에코백을 구매한 인한나(약학·11)씨는 “밖에서 파는 것들은 전부 똑같은 제품 같아 보였는데 이 제품은 그렇지 않다”며 “종합손물세트에서 이같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제품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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