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명절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

  “추석 연휴랑 대체 휴일까지 해서 오사카 놀러가!”

 내 친구와 그의 언니가 이번 추석을 나는 방법이다. 언니랑 단둘이 놀 시간이 추석 같은 명절 연휴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떤 친구의 가족은 모여서 하는 것도 없는 데 큰집에 가는 것이 기름 값이 아깝다고 하면서 추석에 해외여행은 간다고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다. 온 가족이 모여 한 해의 풍성한 수확물을 나누며 조상께 제사를 드리고 가족들이 함께 음식과 놀이를 즐기는 날이기에 풍요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추석은 예전같지 않다. 과거에 비해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줄어들고 각종 전자기기의 발달로 전통놀이를 하는 것도 줄어 예전의 명절 풍경에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가족들은 명절에 한자리에 잘 모이지 않게 됐다. 그 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가장 공감되는 이유는 바쁜 현대인에게 오랜만에 마음껏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쉴 수 있는 시간이 이런 연휴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방법보다는 자기 나름대로 쉴 방법을 찾아 나선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인 25일∼29일에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객이 약 70만 명으로 추정된다. 하루 평균 약 14만 명꼴인데, 이는 지난 해 일평균 약 12만 명보다 16.7%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명절 여행객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올해가 사상 최대 수치라고 한다.

 이 글을 쓰려고 추석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포털 사이트에 ‘추석’을 검색했다. 맨 처음으로 나온 검색 결과는 추석 특선 영화, 추석 특집 방송 편성표였다. 특선 영화와 특집 프로그램은 나름대로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보기 좋은 것으로 선정하여 편성했다는 것들이었다. 그래도 어쨌든 내 친구처럼 집에 혼자 남아있는 사람이든, 그나마 모인 가족들이든 결국은 TV 앞으로 모여 무슨 프로그램을 볼까 고민한다는 것이다.

 필자도 그렇다. 연휴 동안 제주도라도 갔다 올 수 있나 비행기 표를 찾아봤다. 이미 추석을 검색해 보기 전 ‘추석 TV 편성표’를 먼저 찾아봤고, 이번 연휴에 보고 싶은 영화와 예능 프로그램을 다 골라 놨다. ‘자유’가 주어진 추석에 알차게 놀고 즐기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작년 추석에 있던 일이 생각났다. 할머니와 단둘이 앉아 TV를 보다가, 할머니께서 ‘너는 저게 어디가 그렇게 재밌어서 보니?’라고 물으시길래 ‘노래하고 춤추는게 재밌잖아요’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시작된 대화로 TV는 뒷전으로 할머니와 끊임없이 얘기를 나눴다. 나의 할머니지만 멀리 떨어져 살아 할머니의 얘기를 들어볼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할머니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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