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코르셋을 벗자
투명 코르셋을 벗자
  • 박지은 기자
  • 승인 201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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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강요하는 미의 기준, 이제는 벗어나야 할때

  ‘남자가 좋아하는 향수 TOP 5’.
  ‘남친이 보고 환장한 원피스’.
  ‘남자들이 좋아하는 화장법’.

  여초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이런 제목의 게시물들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다. 이런 말이 솔깃한 건 사실이다. 남자들이 좋아한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치마레깅스, 강한 눈화장 등 남자들이 싫어하는 옷과 화장에 대한 글도 눈여겨본다. 남자들은 ‘쌩얼마저’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는 말에 ‘쌩얼처럼’ 보이는 화장품을 찾는다.

  ‘투명 코르셋’이라는 말이 있다. 여성들이 자신도 모르게 남성들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로 쓰인다. 원래 코르셋은 원래 극도로 얇은 허리가 미의 기준이었던 시절 생겨난 것이다. 당시 여성들은 죽음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코르셋으로 날씬한 허리둘레를 유지했다. 이러한 코르셋은 없어졌지만 ‘투명 코르셋’이라는 말처럼 아직도 보이지 않는 코르셋은 존재한다. 여성들은 옷, 화장, 향수 등 외적인 것뿐만이 아닌 행동, 말투같은 내면의 가치관까지 남성의 취향에 맞게 ‘튜닝’ 한다. 투명 코르셋을 입고 있는 삶은 주체적이지 않고 객체적이다. 여성들은 자신들이 남성 시각의 대상화가 된 것을 내면화 하고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은 조심하게 된다. 사랑받기 위해서 일까? 사랑하기 위해서 일까? 

  <코스모폴리탄>에 실린 기사는 충격적이다. ?여자들아, 제발 이러지 좀 말아줄래??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남성들이 여성에게 하는 조언이 나열돼 있다. ‘명품백 살 돈으로 비만 클리닉에 다녀봐’, ‘털 관리 좀 해줘’, ‘여드름 가리려고 화장 두껍게 하는 건 이제 그만’. 기자는 이런 남성들의 강요를 진심 어린 조언이라고 포장하며 여자들에게 ‘눈치껏’ 행동하라고 말한다. 여성 독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잡지에는 여성들을 옥죄고 있는 투명 코르셋으로 가득 차 있었다.

  투명 코르셋의 존재를 깨닫고 나서 꿈에서 깨어난 느낌이었다. 필자 역시 그동안 그들의 기준에 맞춰 옷을 사고 향수를 샀다. 라인이 드러나는 원피스를 사고 남자 친구들이 좋다고 한 향수만 뿌리고 다녔다. 하지만 필자는 향수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다. 입고 싶고 좋아하는 옷은 각이 잡힌 하얀 셔츠와 스키니진이다.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을 때 비로소 내 자신이 가장 예뻐 보이고 당당해 보인다.

  “여자라면 화장은 예의지”, “여자가 50kg 넘으면 뚱뚱한 거 아냐?”, “남자들은 바지보다는 치마를 좋아해”, “남자들은 기 센 여자 싫어해” 등, 사회는 여성에게 엄격한 잣대의 외모와 행동 기준을 들이대고 그것을 지키지 않는 여성을 비판과 조롱의 대상으로 만든다. 남성들은 그릇된 미의 기준을 들이대며 ‘여성다워질’ 것을 요구하고, 여성들은 이러한 가치를 강요받아 투명 코르셋을 입는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시선과 분위기는 여성에게 폭력적이다. 여성의 가치에는 외적인 것만이 아니다. 여성을 있는 그대로로 바라보는 사회가 돼야 한다.

  이제 투명 코르셋을 벗어야 할 때다. 그들을 의식하지 말자. 내가 좋아하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자.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