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우연히 막 시작하는 블로그를 방문한 적 있었다. 막 시작한 풋풋한 그 블로그를 보며 나도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하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도 했지만 얼마 못가 ‘내가 어떻게 유명한 블로거가 될 수 있겠어? 이 게시물 하나가 효과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어 포기했다. 그 후 2년이 지나 우연히 그 블로그를 방문하게 되었다. 사장되었을 것이라는 내 짐작과는 달리 그 블로그 구독자 수는 1000명을 훌쩍 넘고 있었다. 또 그는 자신만의 팟캐스트를 만들고, 구독자 모임도 갖는 등 꽤 유명해져 있었다. 그와 나는 비슷했다. 둘 다 초반에 열정이 가득했고 특별한 능력도 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한도 내에서 꾸준히 하나하나 게시글을 작성해나가는 절제와 끈기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한 걸음의 힘을 종종 무시하곤 했다. 최근 대전시 성소수자 관련 조례 삭제 추진에 대해 성소수자 인권 단체들이 벌인 시위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들었었다. 그들의 한 걸음이 너무나 작아 사회에 아무런 변화를 일으키지 못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명 블로거가 된 그를 보며 ‘한 걸음’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빠른 결과를 바라고 한 번에 두세 걸음씩 걸으면 결과가 보이지 않는 막막함과 피로에 심리적, 신체적으로 금방 지친다. 그러나 한 걸음씩 꾸준히 걷다 보면 결과에 조급해하지 않게 되고 걷는 요령이 생겨 속도가 오를 수 있다. 결국 자신에 의해 변하고 있는 사회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이 한 말 중에 ‘한 걸음 한 걸음 단계를 밟아 나아가라. 그것이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한 내가 아는 유일한 방법이다.’가 있다. 그의 말처럼 나도 한 걸음의 미학을 마음에 새기며 오늘도 내일도 꾸준히 한 걸음을 내디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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