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2시 버마의 인권운동가 신시아 마웅 박사 특강 개최

▲ 10일 오후2시 이화·포스코관 151호에서 본교 사회복지학과가 개최한 '신시아 마옹 박사 특강'이 열렸다. 이번 특강은 '여성과 평화 그리고 인권'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특강에는 학부생, 대학원생, 일반인 등 약 70명이 참석했다. 홍숙영 기자 jikkal@ehwain.net

    “난민과 여성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으며 떳떳하게 사는 것, 그것이 저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희망이에요.”

  본교 사회복지학과는 10일 오후2시 이화?포스코관 151호에서 ‘신시아 마웅(Cynthia Maung) 박사 특강’을 개최했다. ‘여성과 평화 그리고 인권’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특강에는 학부생, 대학원생, 일반인 등 약 70명이 참석했다.

  연사로 나선 마웅 박사는 아시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막사이사이상(Ramon Magsaysay Award)을 비롯해 아시아민주주의와인권상 등을 수상했으며 2005년에는 노벨평화상 후보지명까지 된 버마(Burma) 출신 의사다. 그는 태국과 버마의 국경 지역인 매솟(Mea Sot) 지역에 매타오(Mae Tao) 병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매타오 병원은 종합 병원으로 해야 할 역할 뿐 아니라 국경 지역 어린이를 위한 학교 교육과 인권 보호 운동, 여성교육을 통한 역량 강화, 의료종사자 양성 교육 등을 통해 버마의 민주화 및 민주화 이후의 사회를 위한 시민 네트워크 형성에 앞장서고 있다.

  마웅 박사는 먼저 버마와 매솟 지역의 지리적·역사적 배경을 통해 난민 문제가 발생한 배경을 설명했다. 버마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군사전략지가 된 곳이다. 또한, 버마는 내전도 끊이지 않아 군사 정권의 지배 아래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았다. “전쟁이 계속되면서 이 지역은 군대에 의해 완전히 통제됐고, 인권은 제대로 지켜질 수 없었어요. 게다가 제대로 된 교육 시스템도 없었고요. 이 때문에 1984년부터 14만 명이 넘는 난민이 생겼고 당시 경제적 성장이 이뤄지던 지역인 태국으로 망명했죠.”

  난민이 급증하면서 동부 버마 지역에서는 난민의 건강 문제와 함께 인권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는 특히 난민의 인권문제가 여성과 어린 아동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60년의 내전 속에서 여성은 끊임없이 군대에 의한 성폭력에 노출됐어요.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적(sexual), 그리고 젠더(gender) 기반의 성폭력이 발생했죠. 이에 따라 에이즈 등 성병과 같은 건강 문제는 물론 미혼모 등 여성 인권 문제도 증가했어요.”

  마웅 박사는 이러한 여성 문제를 타개하려는 움직임은 ‘여성’으로부터 나왔다고 강조했다. 버마의 여성단체들이 힘을 합친 것이다. 이들은 난민들을 단순히 약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장차 리더십을 발휘해 스스로 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주체로 여겼다. “여성단체들은 힘을 합쳐 폭력에 저항하는 움직임을 시작했어요. 정보를 주고 살아갈 집을 제공해 보호했죠. 더 나아가 난민의 인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젊은 여성들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했어요.”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5월, 버마에서는 부부가 아이를 낳으려면 3년간의 터울을 둬야 한다는 인구 조절 관련 법안(Population Control Healthcare Bill)이 국회와 대통령으로부터 통과됐다. 마웅 박사는 이 법안이 소수민족과 여성 인권을 고려하지 않은 법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여성이 자신의 아이를 가질 시기를 선택할 수 없게 해 프라이버시는 물론 여성 인권도 침해하는 법안이에요. 여성에게 현저히 불리한 법안이고, 비과학적이기까지 하죠.”

  이에 마웅 박사는 여성, 평화 그리고 안전을 위한 몇 가지 권고안을 제시했다. “시민 사회가 양성평등을 지지하고 여성의 사회 참여를 높이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해요. 또한, 여성이 리더십을 발휘해 중요한 결정에 참여할 기회도 주어져야 하죠. 무엇보다 여성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해요.”

  이후 진행된 질의 응답 시간에 남예담(사과·15)씨는 “태국으로 피난을 가는 북한 난민과 버마 난민의 차이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마웅 박사는 “탈북자들은 난민이 되면 대부분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과 달리 버마 난민들은 나라에 평화가 찾아오면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며 “버마 난민들은 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다음 세대에 전달하고자 해서 이런 차이가 비롯된 것 같다”고 답했다.

  특강에 참석한 이주민지원센터 ‘친구’의 이진혜 변호사는 “난민촌에서 무료 병원을 세우고 난민의 생존과 인권을 위해 노력한 마웅 박사의 특강을 듣게 돼서 기뻤다”고 말했다.

  이영주(스크·15)씨는 “대학에서 자기 계발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인권적으로 존중을 받는 내 삶에 대한 감사함을 깨달았다”며 “그곳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난민이 되어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을 사람들의 구체적인 일상을 상상해보며 깊이 있는 관심을 가지고 해결을 위해 조금이라도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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