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생 ㄱ씨는 낮은 자존감 때문에 고민이 많다. 겉보기에는 반듯하게 자라온 것 같지만 ㄱ씨는 부모님의 기대와 압박감 속에 성장하면서 자신의 의견 표현도 제대로 해본 적 없다. 가정환경이 ㄱ씨보다 더 좋은 다른 친구들을 보면서 열등감이 들지만, 자존심 때문에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ㄱ씨는 자신의 이런 모습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자존감이 왜 낮은지, 어떻게 자존감을 높이는지는 잘 모른다. 

  SNS는 현대인의 자존감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다. 내가 올린 글의 ‘좋아요’와 댓글 개수가 사람들의 관심이라고 생각해 이에 대한 집착이 과도해지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타인으로부터 인정욕구가 강하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SNS 의존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상생활을 올리고 소통하는 SNS가 남에게 나를 보여주고 인정받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한 것이다. 「착한아이 콤플렉스」, 「불안」, 「미움받을 용기」는 나를 잃어버린 사회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고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은 현대인에게 그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착하고 성실한 ‘나’…내면에서는 착한아이 콤플렉스 앓고 있어
  ㄱ씨는 애늙은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는 학비는 장학금으로, 생활비는 부모님 지원 없이 직접 벌어서 충당하고 있다. ㄱ씨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도 어색하다.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내세워본 적도 없다. ㄱ씨의 부모님이 어린 ㄱ씨에게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안 사정을 토로하고, 올바른 길로만 걸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자주 준 탓이다. 이런 환경에서 부모님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고 고분고분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ㄱ씨의 마음을 지배하게 됐다.

  「착한아이 콤플렉스」에 따르면 ㄱ씨는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앓고 있다. 착한아이 콤플렉스는 ‘착한 아이’라는 말을 듣기 위해 내면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뜻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남들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인정욕구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음으로써 자신이 가치 있는 인간이라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인의 관심과 사랑을 위한 선한 행동은 자신의 자존감을 갉아먹고 시간이 지날수록 괴로운 일이 된다.

  「착한아이 콤플렉스」의 저자는 이러한 고통의 원인을 ‘계약’에서 찾는다. 이 책에서 계약은 어린 시절 스스로와 맺은 합의 사항을 의미한다.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앓고 있는 대부분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의 계약에서 주도권이 없다. 부모가 모든 것을 관리하고 통제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주도권이 없었기 때문에 성장하면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법을 알지 못하고 수동적인 자세로 남들을 따라가기만 한다.

  우리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바깥의 메시지와 내면의 목소리가 서로 일치하지 않을 때, 우리는 갈등을 겪게 된다. 특히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목소리보다 외부의 목소리가 가치 있다고 여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사랑받기 위해 억지로 착한 아이가 된 사람들에게 어린 시절에 맺은 내면의 계약을 파기하고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야 한다고 권한다. 본인이 자신의 목소리를 믿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자신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나를 그 자체로 인정하고 감정을 밖으로 표현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내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점점 내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불투명한 미래, 실패에 대한 두려움…불안 속에 사는 현대인
  ‘착한 아이’들이 부모가 지시해온 대로 수동적인 자세를 취해온 또 다른 이유는 항상 ‘불안’하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항상 불안에 떨었던 것일까. 「불안」의 저자는 신분제가 폐지되고 평등 사회가 되면서 사회 구성원의 불안이 극심해졌다고 말한다. 저자가 분석한 불안의 요인은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에서 비롯한다. 경제적 지위에 의해 지위가 구분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불안감에 떨기 시작했다.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라는 불안의 요인은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을 잃거나 얻지 못하는 불안에서 비롯한다. 타인으로부터의 사랑과 관심에 대한 결핍, 상위 계층과 어울려서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속물근성, 자신이 얻고자 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성취 등은 항상 우리를 불안에 떨게 한다.

  “모든 것이 평등해지면 약간의 차이라도 눈에 띄고 만다. (…) 그래서 풍요롭게 살아가는 민주사회의 구성원이 종종 묘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평온하고 느긋한 환경에서도 삶에 대한 혐오에 사로잡히는 것이다.”(「불안」, p.65)

  사회가 발전하고 이전보다 번영된 사회에서 살게 됐지만, 사회의 구성원은 더욱 불안을 느끼게 됐고, 능력주의와 불확실성은 새로운 불안 요소로 등장했다. 과거와 달리 ‘가난’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18세기 이전에는 부자들이 빈곤한 자들을 강탈해 부를 쌓았으며 가난에는 죄가 없다고 보았지만, 경제적 능력주의가 팽배해지면서 가난한 자들이 ‘실패자’로 묘사되기 시작했다. 낮은 지위에 속하는 것이 재앙이고, 가난은 개인의 책임이라는 시선이 확대된 것이다. 그래서 낮은 지위에 속하는 것과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불안에 떨게 된다.

△타인에게 항상 관심받고 인정받으려는 욕구…이제는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해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미움받을 용기’다. 이를 통해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교생 ㄴ씨 친구 ㄷ씨는 항상 불평불만이 많다. 밥을 먹어도, 학교 수업을 들어도, 영화를 봐도, 옷을 사도, 심지어 소개팅과 미팅을 나가도 상대방의 단점부터 지적한다. 이런 ㄷ씨와 친하게 지내던 ㄴ씨는 점점 ㄷ씨와 사이가 멀어지게 됐다. ㄷ씨의 불평을 듣는 것에 점차 지쳐갔기 때문이다. ㄴ씨는 ㄷ씨에게 단점을 먼저 보는 버릇을 고치라고 권유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ㄷ씨의 행동은 남들이 자신을 싫어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불쾌감을 드러내는 방어기제였기 때문이다. ㄷ씨는 ‘미움받을 용기’가 부족했던 것이다.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는 ㄱ씨와 ㄷ씨처럼 자존감이 낮은 사람에게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든 마음에 두지 않고 남이 나를 싫어해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이다. 저자는 생각보다 세상 사람들은 ‘나’를 주시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한다. 세상의 중심이 아닌 공동체 일부라고 자신을 인식할 때, 비로소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먼저, 인정욕구를 부정해야 한다. 타인으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다. 하지만 인정욕구가 과해지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살게 되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내면의 불안이 강해진다. 또한, 타인과의 경쟁의식과 열등감도 심화한다.

  물론,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건전한 열등감은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이상적인 나’와 비교해서 생기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의 나보다 앞서 나가는 것이야말로 가치 있는 것이며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게 된다면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불안
알랭 드 보통 저 | 은행나무 출판 | 2011 | p.368
  알랭 드 보통의 에세이 「불안」.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우리가 겪는 다양한 불안 가운데 사회적 지위와 관련된 불안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지위에 대한 불안을 끈질기게 들쑤시는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 등 모두 다섯 가지의 원인에 대해 살펴보고, 철학과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 등 불안을 떨칠 수 있는 다섯 가지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지위에 대한 불안의 성숙한 해결책은 우리가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서 시작한다고 이야기한다. 누구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의지에 따른 자유로운 선택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며, 다각적인 분석과 심오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저 | 인플루엔셜 출판 | 2014 | p.336
  어릴 때부터 성격이 어두워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언제까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할지, 그는 오늘도 고민이다. 이런 그의 고민에 “인간은 변할 수 있고, 누구나 행복해 질 수 있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 철학자가 있다. 바로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알프레드 아들러다.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일본의 1인자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와 베스트셀러 작가인 고가 후미타케의 저서로, 아들러의 심리학을 ‘대화체’로 쉽고 맛깔나게 정리하고 있다.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철학자와 세상에 부정적이고 열등감 많은 청년이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착한아이 콤플렉스
조안 루빈-뒤취 저 | 샨티 출판 | 2005 | p.262
  '착한 병'에 걸린 사람들을 위한 책. 이 책은 유년 시절, 부모와 주변 사람들에게 보다 잘 보이기 위해 ?착한 아이?를 선택한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서 느끼는 고통을 해소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정체성 성립을 뒤돌아보고 반성하는 것을 시작으로, 부모로부터 ?착한 아이?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맺은 자신과의 ?계약?과 그로 인해 상처받은 내면의 이야기를 돌아보는 법을 알려준다. 또한, 치유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책은 막연하게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류의 책이 아니라, 심리상담가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내면을 치유해온 저자가 자신의 경험은 물론 상담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어 소개한다. 그로 인해, 내면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함으로서 보다 나은 성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더불어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중요한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자신도 미처 느끼지 못했던 ?내면의 계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출처 : 교보문고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