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차가왔던 겨울동안 막혀왔던 우리의 숨통을 시원하게 틔워준 노래공연 한마당 「91자, 우리 손을 잡자」가 지난 30일(토), 31일(일) 양일간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렸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열린 이날 공연은 「민주세력 총단결을 위한 노래 한마당」이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91년 민족민주운동의 힘찬전진을 알리는 새봄의 신호탄과도 같은 것이었다.

또한 이날 공연은 지난 1년간 발표되어 널리 불려온 노래를 바탕으로 작년 노래운동의 흐름들을 정리해보고 올 한해 흐름의 전망을 내어오는 중요한 자리이기도 했다.

작년 11월, 민족음악협의회 출범이래 하나의 단일한 대오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음악단체들이 주체가 되어 처음 마련했던 이번 공연에는 정태춘씨, 김영남씨 외에도 노찾사, 예울림, 노래마을 노동자노래단, 새벽, 민족음악연구회, 민요연구회 등 많은 노래패들이 참가했다.

뿐만 아니라 1부 「우리」, 각 민민운 세력 소개마당, 2부 「우리네 살림살이」, 통렬한 사회풍자마당, 3부 「이제 우리 손을 잡고」연대의 마당으로 꾸며진 이날 공연에는 양악과 함께 힘차고 신명나는 국악반주가 어우러지는 등 그동안 축적되어온 민족 음악계의 예술적 기량이 총동원되었다.

노래공연 사이에는 전노협산하 코리아타코마조선조조, 코스모스노조, 미미양행노조, 삼미금속노조원들이 나와 현정권과 독점자본에 의한 노조탄압사례를 폭로했고 민중의 삶을 화폭에 담았다는 이유만으로 서민미련 회원들을 구속한 현정권에 대한 규탄선언문이 낭독되기도 했다.

90년, 첫 공연이 열렸을 때 보다 조금도 나아진 바 없는 이런 현실들 앞에서 노천극장을 빽빽히 메운 수많은 청년학생, 노동자, 교사, 재야단체 인사및 민가협어머니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단결투쟁가」를 부르며 이제 「시작」임을, 잡은 손을 더욱 굳게 잡고 힘차게 미래를 열어나갈 것임을 확신했고, 이 「출정전야」를 밝히는 조명이 비춰진 대형걸개 그림속의 새 한마리는 마치 해방을 향한 힘찬 나래를 펄럭이는 듯한 느낌을 건네기도 했다.

모두 어깨를 걸고 연대정문까지 행군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 이번공연은 노래운동의 활발한 활동뿐만이 아닌 「노래」를 통한 민족민주운동세력간의 더욱 공고한 의식공유의 장을 마련해준 점에서 더 큰 의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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