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인의 등·하굣길 함께하는 '베스트 셔틀버스 드라이버'
이화인의 등·하굣길 함께하는 '베스트 셔틀버스 드라이버'
  • 박지은 기자
  • 승인 2015.0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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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의 동행
▲ 오전7시30분 셔틀버스 운전기사 전윤수씨가 학생문화관 앞에서 세차를 하고 있다.
▲ 바쁜 시간인 오전9시경 많은 학생들이 셔틀버스에 타 있다.
▲ 오후1시 정문에서 많은 이화인들이 셔틀버스에 타고 있다.
▲ 오후7시 퇴근 시간 경복궁역 노선 운행 중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편집자주> 정문부터 한우리집까지 이화인의 든든한 발이 돼주는 사람들이 있다. 본교 셔틀버스 운전기사다. 본지는 노동절을 맞아 이화 안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4주에 걸쳐 연재한다. 마지막 순서로 본지는 5월26일 3명의 셔틀버스 운전기사와 하루를 함께하며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감사합니다.” 등교로 바쁜 아침 시간. 학생들은 셔틀버스가 이화·포스코관에 도착하자 내리며 운전기사인 전윤수(47·서울 노원구)씨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전씨는 학생들이 내리는 것을 백미러를 통해 확인하며 학생들의 인사에 한마디에 화답했다. “많은 학생들이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처럼 인사를 해요. 그 한마디, 한마디가 힘이 되죠.”

  본교 셔틀버스 운전기사는 3명으로 1명은 경복궁역 노선, 2명은 정문 노선을 운행한다. 각 노선은 하루씩 돌아가면서 맡는다. 이들은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오전6시30분~50분에 출근해 오후7시30분에 퇴근한다. 거의 13시간을 이화에서 보내는 셈이다.

오전8시, 전윤수씨는 학생들, 교직원과 인사를 나누며 셔틀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전윤수씨는 올해로 본교 셔틀버스를 운행한 지 5년째다. 교내 셔틀버스가 2010년에 생겼으니 이화 셔틀버스의 시작부터 함께해온 것이다.

  전윤수씨는 항상 밝게 인사하는 이화인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무뚝뚝하게 대하는 것에 대해 미안함을 전했다. 여대라는 학교 특성상 학생들과 친해지기에는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내가 워낙 무뚝뚝하게 대해서 학생들과의 소소한 일화는 잘 없어요. 그래도 항상 인사를 잘해준 사람들이 있어서 참 고마워요. 인사를 받으면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요. 저는 거기서 힘을 많이 얻어요. 농담이지만 얼마나 인사를 잘하시는지 인사에 거의 다 답하다 보니 목이 아플 때도 있어요. 인상 쓰고 있다가도 인사를 받으면 속으로 많이 웃기도 해요.”

  정문 앞 정류장의 표지판 아래에는 중국어, 한국어로 쓰인 중화권 관광객 탑승 금지 안내문을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중화권 관광객들이 셔틀버스를 타려고 하는 일이 빈번해져 전윤수씨가 학교에 요청한 것이다. “셔틀버스에 타도되는 줄 알고 탑승하는 중화권 관광객이 많았어요. 워낙 많이 타다 보니 통제가 어려웠죠. 안내문이 생긴 후에 많이 줄긴 했어요. 대부분 내리라고 하면 말을 잘 듣는 편인데, 어떤 사람들은 왜 안 태워주느냐고 따지며 끝까지 안 내리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현재 셔틀버스는 휠체어를 탄 승객이 승차하기 힘든 구조다. 전윤수씨는 이런 학생들의 탑승에 대한 이화인의 태도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몇 년 전 몸이 불편한 학생이 있었는데 간간이 타고 다녔어요. 하지만 양보가 전혀 없었고 내릴 때도 도움을 주지 않아 참 안타까웠죠.”

셔틀버스가 가장 붐비는 시간은 오전8시45분~10시다. 이 시간에는 교직원들의 출근과 학생들의 등교가 겹치기 때문이다. 기자가 취재를 진행한 날에도 셔틀버스 안은 운전석과 출입구 바로 앞까지 사람들이 서있을 정도로 꽉 차있었다. 출입문이 열리고 닫히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 학생들은 서로 부딪히기도 하며 조마조마하게 이동했다. “23명이 정원이지만 52명까지 태운 적도 있어요. 두 배 넘게 태운 거죠. 최대한 많이 태우길 원하니까요. 더 이상 못 태울 때는 말은 못하고 문을 닫는 것으로 표현해요. 이럴 때는 어쩔 수 없으니까 미안하죠.”(전윤수)

  셔틀버스 운전기사들은 이화인들이 버스 안팎에서 무엇보다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커피 같은 뜨거운 음료는 화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9시에도 셔틀버스 안에는 음료수를 들고 탄 학생들이 5명이 있었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한 손에는 음료수를 들고 서있는 모습이 불안해 보였다. “예전에는 음료수 들고 타지 말라고 얘기했었는데 지금은 안 해요. 워낙 비일비재해서요.”(전윤수)

  전윤수씨는 본교 곳곳에 있는 위험한 상황에 이화인들의 안전을 염려했다. 운전하면서 바라봤을 때 여러 위험요소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좁은 도로 폭과 인도의 부재가 그 이유다. “위험한 상황이 정말 비일비재해요. 특히 핸드폰을 보고 다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최근에는 약대 쪽에서 학생이 스마트폰을 보고 걸어가고 있는데 차가 오는지도 모르고 부딪힐 뻔한 일이 있었어요. 약대 앞 도로는 각이 져서 차가 오는지 잘 안 보여요. 제가 크게 소리 안 질렀으면 그 학생을 크게 다쳤을 거예요. 진짜 운전자가 봤을 때 너무 위험한 상황이 많아요.” 전윤수씨는 최근 학교에 담당 주차유도원 배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전윤수씨는 운전을 하며 산학협력관에서 한우리집으로 내려오는 길목을 가리켰다. 이곳은 전윤수씨가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길이다. 최근 공사로 인해 공사 차량이 많아지면서 도로 폭이 좁아져 위험하기 때문이다. “포관 앞과 이곳이 운전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길목이에요. 공사 차량 운행이 빈번하고 도로 폭이 짧기 때문이죠.”

  전윤수씨는 정문 앞 횡단보도에서 주차유도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건너는 학생들에게도 조금 더 안전을 생각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문 앞 지시를 따르지 않고 제 갈 길만 가는 학생들이 종종 있어요. 학생들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요. 주차유도원들은 분명히 제지를 하지만 불쑥 튀어 나오더라고요.” 실제로 오후1시23분 정문 앞 횡단보도에서 2명의 학생이 주차유도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셔틀버스가 오고 있는데도 달려가 길을 건넜다.

셔틀버스 운전기사는 차량 청소로 하루를 시작한다. 셔틀버스 운전기사 전윤수씨는 오전7시20분 학생문화관 앞에서 세차에 한창이었다. 전윤수씨는 바구니 2개에 물을 가득 담아와 걸레로 셔틀버스 내부의 손잡이, 좌석, 바닥을 구석구석 닦았다. 창문과 차 외부를 닦기도 했다.

  경복궁 노선은 20분 간격으로 학교 외부까지 나갔다 교내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항상 시간이 촉박한 편이다. 이날 오전 경복궁역 노선을 담당한 전효석(44·서울 서대문구)씨는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이 되면 교통 체증 때문에 20분 만에 돌아가기 버거울 때가 많죠. 특히 세종문화회관 쪽에서 행사가 있거나 하면 차는 더욱 막히게 돼요. 학생들이 이 점을 이해해주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정오~오후1시는 이들의 휴식시간이다. 휴식 시간인 1시간동안 이들은 식사와 휴식을 모두 해결해야한다. 아산공학관 1층에 위치한 이들의 휴게실의 한쪽 벽면에는 많은 보조좌석들이 쌓여 있었다. 학생들을 좀 더 많이 태우기 위해 차에서 뗀 보조좌석들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짧지만 안락하게 쉴 수 있었다. “3년 전에는 휴게실이 없어서 차 안이나 야외에서 쉬어야 했어요. 당시 공대 학장님이 휴게실을 만들어 주셨는데 너무 감사하죠.”(전윤수)

  이날 경복궁역의 막차는 전효석씨가 운행했다. 막차는 후문을 거쳐 버스를 주차하는 공간인 아산공학관까지 운행한다. 전효석씨는 막차임에도 불구하고 셔틀버스 정류장에 서있는 학생들을 일반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주기도 했다. “막차이기 때문에 경복궁역까지는 태워줄 수 없지만 근처 버스 정류장까지는 태워줄 수 있어요. 가는 길목이니까요. 어려워하지 말고 언제든지 얘기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이들의 퇴근시간인 오후7시30분, 셔틀버스 2대는 아산공학관 앞에, 1대는 학생문화관 앞에 주차시키면 이들의 하루 업무는 끝난다. 이들은 기자에게 고생했다며 캔커피를 쥐어주고 퇴근했다.
이화인의 인사로 기운이 난다는 셔틀버스 운전기사들은 오늘도 우리 이화인을 위해 운전대를 잡는다. 

사진=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김지현 기자 wlguswlgus32@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