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한식 셰프, 이원일 셰프의 '건강한 빵을 부탁해'
꿈꾸는 한식 셰프, 이원일 셰프의 '건강한 빵을 부탁해'
  • 김송이 기자
  • 승인 2015.0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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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브레드'(Dear Bread) 이원일 셰프 인터뷰
▲ 본교 앞 빵 가게 디어브레드(Dear Bread) 이원일 셰프 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빵 굽는 한식 요리사. 본교 앞에서 베이커리 가게 ‘디어브레드’(Dear Bread)를 운영하는 이원일 셰프의 수식어다. 그는 현재 JTBC TV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며 ‘먹방 셰프’로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건강한 빵, 정직한 빵을 만들겠다는 모토로 하루 11시간 빵 굽기에 열중하는 이 셰프를 18일 디어브레드에서 만났다.

  이 셰프는 본교 앞 디어브레드가 이화인들의 요청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작년부터 서울시 안암동에 있는 고려대 앞에서 디어브레드 1호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을 자주 찾던 단골 이화인 손님들이 본교 앞에도 본점을 내달라고 자주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2호점을 계획하던 이 셰프는 자연스럽게 본교 앞을 2호점 자리로 선택했다.

  디어브레드 2호점은 6명의 셰프들이 공동 경영하고 있다. 그들은 한 업장에서 근무했던 동료들이다. 서로에게 강한 유대감이 있고, 이들 모두 각 요리 분야 전문가라는 점이 그를 ‘이 사람들과 함께하면 뭘 해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끌었고, 공동 경영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

  “우리 6명은 각자 베이킹, 한식, 양식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예요. 이에 우리가 가진 자본으로 최소한의 공간에서 해낼 수 있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했죠. 그 몇 가지 중 현실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 베이커리였기 때문에 디어브레드가 탄생했어요.”

  이 셰프는 프렌차이즈 제과점보다 좀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웃 오브 스타터’(Sour dough starter)라는 특별한 비법을 고수한다. 사웃 오브 스타터는 발효된 반죽에 반복해서 새 반죽을 더해 신맛을 가미하는 방법이다. 무화과, 견과류 등 부재료를 아낌없이 넣는가 하면, 계량제(발효를 도와 빵의 색을 좋게 해주고 부피를 키워주며 전분 노화 현상을 지연시키는 첨가물)와 화학첨가물도 넣지 않는다. 때문에 이 셰프는 밀가루 음식이더라도 그들의 빵은 속을 더부룩하게 만들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이런 정직한 제과 과정은 디어브레드의 인기 비결 중 하나다.

  “저희가 가진 철학이 있어요. 음식으로 장난치지 않기. 분명히 우리도 먹어야 하고, 소비자가 먹었을 때 탈이 나지 않고 다시 찾을 수 있는 빵이어야 해요. 그러려면 재료를 가지고 장난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죠.” 

  이 셰프에게 요리 영감을 불어넣은 장본인은 바로 대가족의 살림을 도맡았던 그의 외할머니다. 손맛이 좋아 한식당을 운영했던 어머니 역시 외할머니의 영향을 받았다. “외할머니께서 음식을 엄청 잘 하셨어요. 어렸을 때 저희 할머니를 모시고 살다 보니 어깨 넘어 요리를 배우게 됐죠. 덕분에 요리를 좋아하게 됐고, 요리사라는 꿈 역시 자연스럽게 갖게 됐죠.”

  그의 20대는 모험의 연속이었다. 한국에서 1년간 다녔던 대학의 경영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았던 그는 군 입대 전 용돈을 모아 배낭여행을 떠났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그리고 여행에서 느꼈던 자신의 언어적 한계를 뛰어넘고자 마지막 여행지 필리핀에서 어학연수를 시작했다.

  그가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선택한 첫 전공은 ‘인테리어 디자인’이었다. 지금 하고 있는 요리와는 관련이 없는 전공이었지만, 1년 반 동안 인테리어에 대해 공부했던 그의 경험은 이후 그가 직접 도면까지 그려 ‘디어브레드’의 인테리어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요리의 꿈을 버리지 못한 그는 또 다른 도전을 선택했다. 바로 ‘호텔외식경영학과’로의 전과다. “같은 단과대 안에 ‘호텔외식경영학과’가 있었는데, 항상 셰프 유니폼을 입고 조리도구를 들고 다니며 요리하는 모습이 정말 재밌어 보였어요. 부모님께서는 요리를 하는 것을 반대하셨기 때문에 부모님 몰래 전과 준비를 하고, 일 년 넘게 전공변경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죠. 하지만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시절이 정말 즐거웠어요.”

  그렇게 요리의 꿈을 이룬 이 셰프는 평소 친분이 있던 홍석천 셰프의 추천으로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게 됐다. 그러나 짧은 시간 안에 냉장고를 공개하고 요리로 풀어내는 것, 그리고 이것을 방송에서 재미있게 보여주는 일은 쉽지는 않았다. “욕심이 앞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헤맬 때 선배 셰프들이 조언을 해주셨어요. 딴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오시는 분의 입맛에 맞고,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만들라고. 그때부터 시청자들의 눈높이로 보는 분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만드니 재미있더라고요.”

  최근 방송과 베이커리 운영을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내비쳤다. 그들의 빵을 믿고 좋아해주는 이화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다. 그래서 ‘디어브레드’ 가족들은 오전6시부터 오후5시까지 열심히 빵을 굽는다.

  “방송을 타면서 인기 아닌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보니, 이대 학생 단골 손님들이 많이 아쉬워해요. 외부인들이 많이 와서 빵을 사가다보니 이대 학생분들이 원하는 빵을 원하는 시간에 못 사가는 경우가 다반사거든요. 그런 부분은 저희가 이대 학생들에게 정말 미안해요.”

  그는 마지막으로 현실에 쫓기듯 살아가다가 꿈을 잃어가는 대학생에게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을 전했다. “요즘은 좋은 직장이 꿈인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근데 그것만이 꼭 좋은 꿈은 아닌 것 같아요. 자기가 하고 싶은 것 그리고 잘하는 것을 찾으려고 많이 노력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은 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