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위에 피어난 젊음의 아지랑이, 신촌대학문화축제에 가다
아스팔트 위에 피어난 젊음의 아지랑이, 신촌대학문화축제에 가다
  • 김화영 기자
  • 승인 2015.0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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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12시20분 연세로 독수리약국 앞에 있는 제1공연장에서 재즈밴드 'Sis Tempo'가 공연하고 있다. 김혜선 기자 memober@
▲ 16일 어린아이가 꽃으로 장식한 소이캔들을 구경하고 있다. 김가연 기자 ihappyplus@
▲ 16일 오후4시30분 본교 문화기획동아리 이루다(ERUDA) 부원이 부스를 찾은 사람에게 헤어초크로 염색을 해주고 있다. 김지현 기자 wlguswlgus32@

  아스팔트 위에서 펼쳐지는 대학생들의 축제가 열렸다. 16일 정오~오후8시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약 375m가 차 없는 거리로 변했다. 올해 5회를 맞는 신촌대학문화축제는 대학생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문화축제로, 문화행사 기획단체 청출어람이 주관하고, 서대문구가 주최했다.


  이번 축제는 ‘아스팔트 스튜디오’라는 컨셉답게 아스팔트 위에서 공연과 행사가 펼쳐졌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 3번 출구부터 시작해 연세로 독수리 약국까지, 아스팔트 위에서 펼쳐진 이번 축제에서는 음악공연, 부스행사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대학문화축제’지만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행사에 참여했다.

 

△즐겨라, 아스팔트 위의 음악

  이날 신촌 연세로 양 끝에 설치된 제1공연장(독수리 약국 앞)과 제2공연장(유플렉스 횡단보도 위)에서 21개의 공연이 펼쳐졌다. 정오부터 저녁8시까지 빽빽하게 공연일정이 짜여있어 그야말로 젊음의 ‘축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은 일렉트릭 밴드, 플래시몹, 힙합, 댄스, 국악 등 작년보다 다양한 장르로 기획됐다. 그중 본교 재즈댄스 중앙동아리 viEWHAlloo(뷰할로)도 참여했다. 뷰할로는 재즈특성을 도입한 안무가 있는 가수 Apink의 ‘Mr.Chu’(2014), 가수 AOA의 ‘사뿐사뿐’(2014)을 선보였다.

  오후3시, 제2공연장에서 오케스트라 플래시몹 공연이 시작됐다. 바이올린을 들고 있던 연주자 2~3명을 시작으로 플롯, 바이올린 등 다양한 악기를 든 사람들이 점차 무대로 모이더니 웅장한 길거리 오케스트라가 완성됐다. 오케스트라 한가운데 서있는 지휘자를 중심으로 연주자들은 교복, 군복, 일상복 등 여러 옷차림으로 등장했다. 이 공연은 오케스트라임에도 드럼, 전통악기가 함께 참여해 퓨전적인 느낌을 살려 갈채를 받았다.

  “이 축제 통틀어 가장 시끌벅적한 공연이 되지 않을까요, 다들 일어나세요!” 오후4시10분에 5인조 일렉트릭 인디밴드 ‘허니페퍼’의 공연이 시작되자 앉아있던 관객들이 하나 둘 씩 일어나기 시작했다. 제1공연장에서 펼쳐진 허니페퍼의 공연은 관객의 흥을 돋우며 노래를 시작했다. 축제 분위기에 맞는 신나는 음악에 사람들이 점차 몰려들었다. 허니페퍼 보컬 김경준씨는 관객석으로 내려와 관객에게 마이크를 주기도 하며 자유롭게 무대를 즐겼다. 그러던 중 한 남성 관객이 무대로 올라와 음악에 맞춰 춤을 추자 관객들은 환호했다. 맨 앞자리에서 손뼉을 치며 환호했던 이길주(65·서울 서대문구·여)씨는 “이 공연을 보니 젊음을 공유하는 것 같다”며 아직 공연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 듯 몸을 들썩였다.

 

△대학생과 함께하는 문화축제


  “이거 먹어도 되는 건가요?”
분명 음료인데 투명한 음료수통 안에 꽃들이 활짝 펴있다. 제1공연장 바로 옆에 자리한 본교 문화기획동아리 이루다(ERUDA)에서 파는 아이스티다. 형형색색의 식용 꽃으로 아이스티 위를 장식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지나가는 행인들도 한 번씩 기웃거리며 관심을 보였다. 이루다 부원들은 부스를 찾는 사람들에게 판박이 문신을 해주고, 헤어초크로 염색을 해주는 등 다양한 이벤트도 했다. 이루다 김수영(사회·14)부원은 “학교 밖 행사는 처음 해보는데, 다른 축제보다 규모가 크고, 다양한 연령층을 만나볼 수 있어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루다 부스 옆에는 여러 대학 동아리 부스들이 줄지어 있었다. 사회적기업 대학연합동아리 SEN, 문화이벤트기획 대학연합동아리 PWC(Play with Culture), 책 대학연합동아리 ‘청춘이여, 책을 펴자’, 가톨릭대 문화마케팅 소모임 라온S 등 여러 대학 동아리들이 각 부스에서 여러 행사를 진행했다. ‘청춘이여, 책을 펴자’는 책에 대한 퀴즈를 맞추는 사람에게 추첨을 통해 책을 증정했다. 또한, 참여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글귀를 적어주고, 코팅을 해주며 동아리를 알렸다. 그 옆 PWC에서는 중국, 터키 등 나라별 행운을 상징하는 글자나 물건을 종이접기 등을 통해 간단하게 만들어볼 수 있었다. 마지막엔 자신의 운을 확인할 수 있는 포춘쿠키를 나눠주며 재미를 더했다.

  동아리 부스 옆에는 아스팔트 위에 네모난 컨테이너 박스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라이트랩’이라고 적혀 있는 이 부스는 참여자가 직접 컨테이너 속에 들어가 핸드폰 조명을 이용해 원하는 그림을 그리는 동시에 스태프들이 사진을 찍어 남기는 일종의 사진작품이다. 이 행사는 스프레이와 페인트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그래피티와 달리 플래시나 조명 등을 이용해 그림을 그려 순간포착하는 ‘라이트 그래피티’에서 착안했다. 청출어람 유가희 대표는 “평소 접할 수 없던 체험이라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였다”며 “대낮의 아스팔트에서 암막의 공간 역시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촌역 3번 출구에서 유플렉스까지 이어지는 큰 길은 청년들의 그림으로 다채롭게 메꿨졌다. 청년들은 초상화를 그려주는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본교 동양화과의 ‘안녕그림’, 경기대 서양화과의 ‘신종여시’, 홍익대 조형예술대학 학생들이 모인 타이포그라피 디자인팀 ‘이응이응’ 등 다수의 대학생 팀도 참여했다. 생화를 급속 건조하여 엽서나 가방 등에 활용한 프레스 플라워, 현장에서 직접 빠르게 그리는 전신 크로키,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판화 실크스크린 등 다양한 예술분야의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남자친구와 주말을 맞아 신촌에 놀러왔다는 김다연(25·경기 성남시·여)씨는 판화 실크스크린을 체험했다. 김씨는 “오랜만에 미술의 한 분야인 판화를 해서 어린시절 미술시간의 추억이 떠올랐다”며 “신촌에 처음 온 날 이런 행사를 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보다 다양한 분야의 참가자들을 섭외하고, 많은 사람들이 행사에 참여한 덕분에 이번 행사가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청출어람 유 대표는 “아스팔트 위에 잔디를 설치해 공연을 즐기니 아티스트와 관객과의 거리가 사라져 서로 소통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