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고 꿈같았던 스트라스부르에서의 4개월의 교환학생 생활이 끝나고 나는 지금 유럽 전역을 여행하며 마지막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스트라스부르란 도시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꽃보다 할배’를 떠올릴 것이다. ‘꽃보다 할배’ 촬영지로 유명해진 이곳 스트라스부르는 라인강을 경계로 독일과 접하고 있는 프랑스 동쪽 끝에 있는 도시이다. ‘꽃보다 할배’로 유명해지기 이전에,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배경이 된 도시이며,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모티브가 된 도시이기도 하다. 3년 내내 쉬지 않고 바삐 학교에 다녔고, 교환학생만큼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어서 학교 선택하는데 있어 스트라스부르 대학은 내게 1순위 대학이었다.

  내 전공은 불어불문학과이지만 복수전공은 경영학과였기에, 스트라스부르 경영대학인 Ecole management Strasbourg를 선택했다. 전 세계 많은 학교와 협정을 맺은 EM strasbourg에는 교환학생들이 매우 많다. 프랑스에 와서도 영어로 수업도 듣고 외국인 친구들과 대화한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차차 적응해나갔다. 하지만 내 전공이 불어불문이었기에 학교 밖을 벗어나면 항상 불어를 쓰려 했고 이곳으로 같이 파견 온 한국인 학생들 사이에서 불어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불어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살던 기숙사 건물에는 EM strasbourg로 같이 온 고려대, 서강대 학생들도 있었다. 거의 10명이나 되는 친구들이 매일 부엌에서 같이 밥을 해먹고, 좁은 기숙사 방안에 다 같이 모여 밤새워 놀고, 같이 여행을 다니다 보면 친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스트라스부르에 와서 가장 큰 행운은 이토록 아주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이고, 이들 덕분에 지난 시간이 더욱 행복하지 않았나 싶다.

  솔직히 말하면 4개월 동안 스트라스부르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하진 않았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온다는 건 놀러 오는 거나 마찬가지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나는 열심히 놀았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나는 이화에서의 마지막 학기를 보내게 된다. 이렇게 재밌게 놀 기회도 이제는 많이 없다는 걸 알기에 모든 걸 누리고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후회 없는 4개월을 보낸 것에 뿌듯하다.

  스트라스부르는 독일 바로 옆에 있어, 버스를 타고 15분이면 독일로 갈 수 있다. 물가가 싼 독일로 장을 보러 가기도 했고, 독일과 스위스 공항과도 굉장히 가까워 틈만 나면 여행을 다녔다. 스트라스부르와 인접한 스위스의 바젤공항에서는 18000원에 런던에 갔다 올 수 있다. 가격이 이토록 합리적이니 여행을 안 할 수 없었고 나는 학기 중에 독일, 영국, 포르투갈, 스페인, 헝가리, 체코, 크로아티아, 룩셈부르크를 여행했고, 학기가 끝나고 돌아가기 전 유럽 전역을 다 찍고 오겠다는 결심을 하고 못 가본 나라들을 쭉 돌고 있다. 4월 말 스트라스부르를 떠난 후 지금까지 터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를 지나 지금은 북유럽의 중심 ‘노르웨이’에서 피오르드가 보이는 테라스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여유롭게 일어나 갓 구운 크루아상을 먹으며 등교하고, 가끔 비행기를 타고 훌쩍 떠나고, 좁은 기숙사에서 타닥타닥 붙어 앉아 밤새 수다 떨고, 외국인 친구들과 요리를 했던 소소한 행복을 언제 다시 누릴 수 있을까. 스트라스부르에서의 생활이 어떤지 묻는 사람들의 질문에 나는 아주 좋다고, 계속 여기 있고 싶다고 말을 한다. 그만큼 4개월의 스트라스부르에서의 순간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만약 망설이고 있거나,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당장 지원해라, 교환학생은 유럽이 답이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교환학생으로서 경험할 수많은 기억은 당신에게 잊지 못할 소중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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