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걷는 안산 자락길 아빠와의 거리도 한 발짝 가까이
아빠와 함께 걷는 안산 자락길 아빠와의 거리도 한 발짝 가까이
  • 박진아 기자
  • 승인 2015.0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9일 오전9시~오후1시 본교 산학협력관과 서울시 서대문구 안산 자락길에서 'Ewha Father's Day; 아빠와 함께하는 안산 자락길 걷기'에 참여한 아버지와 딸이 봉원사 부근에서 손잡고 길을 걷고 있다. 김가연 기자 ihappyplus@

  “어버이날에는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지 않고 친구랑 놀러 나갔어요. 카네이션은 달아드렸지만,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오늘 아빠랑 같이 등산을 하니까 기분이 좋네요.”(한서우, 공디·15)

  “모든 아버지가 같은 마음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딸, 사랑합니다.”(아버지 한상갑, 50·서울 송파구)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던 9일 오전9시. ‘Ewha Father’s Day: 아빠와 함께하는 안산 자락길 걷기’(아버지의 날)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92쌍의 부녀가 본교 산학협력관 앞으로 모였다. 행사 관계자가 나눠준 이름표를 목에 건 부녀들은 기념사진을 찍거나, 바닥에 앉아 담소를 나눴다. 학생처 학생지원팀이 본교생에게 아버지와의 추억을 만들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한 이번 행사는 ▲개회식 ▲안산 자락길 걷기 ▲폐회식 및 점심 순으로 진행됐다.

  학생처 정익중 부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개회식에서는 ▲개회사 ▲교직원 소개 ▲준비체조 등이 이뤄졌다. 이 중 개회식의 분위기를 띄운 것은 단연 준비체조였다. 참여자들은 안산 자락길 걷기에 앞서 개그우먼 임지현(체육·15년졸)씨의 지도에 따라 준비체조를 했다. 준비체조는 가수 아이유의 ‘아빠를 부탁해’(2015)와 가수 DJ DOC의 ‘DOC와 춤을’(1997)이라는 노래에 맞춰 진행됐다. 아버지와 딸은 손을 마주 잡고 스트레칭을 한 뒤, 어깨동무를 한 채로 왼쪽, 오른쪽으로 몸을 흔들며 춤을 췄다. 준비체조의 마지막은 부녀 간 포옹이었다. 92쌍의 부녀는 갑작스러운 ‘포옹 타임’에 쑥스러워하면서도 서로를 꼭 끌어안았다.

  준비체조를 마친 뒤 아버지와 딸은 함께 서울시 서대문구 안산 자락길을 걸었다. 그들은 교환학생을 가는 방법,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친구 등을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산 아래 펼쳐진 풍경을 배경 삼아 ‘셀카’를 찍기도 했다. ‘평소에 아버지와의 관계는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문지은(국문·11)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아빠랑 같이 집 근처를 걷고, 등산도 해요. 평소에 걷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문씨의 아버지 문용진(63·서울 강동구)씨가 거들었다. “어유, 딸 아이가 시간이 많지 않아서 자주 등산하지는 못해요. 어릴 때는 더 자주 같이 걸었었는데 말이죠.” 아버지 문씨의 말에서 다소 아쉬움이 묻어났다.

  참여한 학생들은 이날 행사가 아버지에게 드리는 하나의 선물이 됐다며 뿌듯해 했다. 남승희(보건관리·14)씨는 아버지뿐만 아니라 어머니도 모시고 행사에 참여했다. 남씨는 “오늘(9일)이 어버이날 다음날이잖아요.

  이번 행사가 어버이날 선물이 될까 해서 신청했어요. 등산을 자주하는 편인데도 할 때마다 매번 힘드네요(웃음)”라고 말했다. ‘등산을 얼마나 자주 하느냐’는 질문에 어머니 이경희(51·서울 동작구)씨가 “거의 주말마다 가족끼리 다 같이 등산하죠”라고 답했다. 가족사진 촬영을 부탁하는 아버지 남도현(50·서울 동작구)씨의 부탁에 기자는 휴대폰을 건네받았다. 수줍게 포즈를 취하는 남씨 가족은 누구보다 행복해보였다.

  안산 자락길을 걷는 내내 손을 꼭 잡고 놓지 않던 부녀도 있었다. 김경은(소비·14)씨와 아버지 김병문(51·대구 수성구)씨는 하산할 때 경사가 가팔라 비틀거리면서도 꼭 잡은 두 손을 놓지 않았다. 아버지 김씨는 행사 전날(8일)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딸 김씨는 “고등학교 때까지 매일 보던 아버지를 대학 와서 한 학기에 겨우 1~2번밖에 못 보니까 아쉬웠어요. 그래서 오랜만에 아빠랑 같이 운동도 하고 이야기도 나눌 겸 행사에 참여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자주 얼굴을 보지는 못하지만, 통화는 매일 한다는 김씨 부녀는 서로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기도 했다. “경은이가 밝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아버지 김씨) “아빠, 저랑 함께하는 시간 가져줘서 정말 고마워요.”(딸 김씨) 서로에게 말을 건네는 와중에도 김씨 부녀는 손을 꼭 마주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