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 아고라에서 뜨거운 감자를 논하다

<편집자주> 이화 안에는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주제, ‘뜨거운 감자’가 많다. 본지는 5주간 학내 뜨거운 감자인 이슈 5개를 골라 학생과 교수, 교직원 등 교내?외 구성원에게 이야기를 듣는 ‘이화의 아고라에서 뜨거운 감자를 논하다’ 시리즈를 연재한다. 두 번째 주제는 ‘절대평가 강의 비중을 늘려야 하는가’다. 얼마 전 교육부가 실시하는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성적분포의 적절성’ 항목이 논란이 됐다. 이 항목은 학점 부풀리기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절대평가보다 상대평가 강좌 수가 많으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외대, 중앙대 등 일부 대학이 절대평가 과목을 상대평가로 갑작스레 전환해 학교와 학생이 갈등을 빚자 교육부는 해당 항목을 삭제했다. 이에 본지는 절대평가 강의 비중에 대해 교수 및 학생, 교직원 등의 의견을 들어봤다.

 

 


“소수강의에서 상대평가를 하는 것은 다소 불합리한 면이 있다. 인원이 적을수록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집중력과 의욕이 높아지기 때문에 모두가 열심히 수업에 참여한다. 물론, 절대평가 강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것으로 생각해 학생들의 수업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절대평가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주지는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절대평가는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학점을 후하게 주는 현상)을 낳지만 그만큼 노력한 결과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 ㄱ교수(국어국문학과)

 


“경험상 20명 이하의 강의는 절대평가를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험은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확인하기 위한 평가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원이 적은 강의에서 상대평가를 한다면 시험을 잘 봤어도 C+이하의 성적을 받는 불합리한 경우가 발생한다. 6명인 강의에서 절대평가를 경험했는데, 경쟁에 대한 공포를 떨치니까 수업에 더욱 집중을 할 수 있었다.”- 구다회(문정·13) 씨

 

“수업마다 난이도나 내용이 달라 상대평가로 하면 불필요한 순위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연세대 의대에서 본과 1학년부터 절대평가 강의가 진행되는데, 평가방식이 학생의 집중도를 떨어트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생들 모두 시험을 열심히 준비했는데도 등수를 매긴다면 오히려 학생들의 공부의욕을 떨어트린다고 생각한다.”- 연세대 서연수(의예·12)씨

 

 


“절대평가 과목의 비중을 높이는 일은 몇 가지 문제점을 가져온다. 첫째, 학생들 개개인의 성적비교를 어렵게 해 개인차를 변별하기 어렵다. 둘째, 성적의 공신력을 떨어트린다. 사회적으로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에 대한 우려 및 성적 공신력 회복에 대한 요구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본교가 이에 역행한다면 본교의 성적체계에 대한 공신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학교의 경쟁력까지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교무처 학적팀 관계자

 


“절대평가는 다른 학생들의 실력이 아니라 나의 실력으로만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교수님이 시험 문제를 지나치게 어렵게 낼 우려가 있다. 만약 시험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수강생 모두가 교수님의 성적에 미달할 경우 C+이하의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절대평가로 공정하지 못한 성적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상대평가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이수민(수학·12)씨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는 교수님의 채점 기준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에 성적 기준이 모호해 많은 혼란을 불러올 것 같다. 또한, 수강신청을 할 때, 자연스럽게 성적을 잘 주시는 교수님의 수업으로 몰려가 학문을 배우는 학교가 아닌 학점을 따기 위한 학교로 변질할 수 있다. 또한, 절대평가 강의비중이 늘어난다면 취업할 때 학점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이로 인해 취업할 때 불이익도 발생할 것 같다.”- 이슬기(사회·13)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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