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작가 21人의 '이 작품'에 주목하라
예비작가 21人의 '이 작품'에 주목하라
  • 김화영 기자
  • 승인 2015.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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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주목한다' 전
▲ 사진1 자신을 숨기는 배타인간들을 꺼내는 작업을 다룬 작품 'fishing', 방찬주
▲ 사진2 인간의 심리를 강렬하게 드러낸 작품 ‘고독뭉치’, 조다연
▲ 사진3 하품을 하는 여자를 사실적으로 표헌한 작품 ‘Untitled', 조우빈
▲ 사진4 북유럽에서의 행복했던 장면을 표현한 작품 ‘Lucas's Birthday', 전정현
▲ 사진5 시원한 소재의 느낌을 살린 작품 'LILLI', 이예지, 정규원, 김현정

‘이 작품을 주목한다’

  조형예술대학(조예대) 학생들의 재능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조예대가 진행하는 ‘이 작품을 주목한다’전은 조형예술관A, B, C동과 생활환경대학관(생활관)에서 15일(금)까지 진행된다. 올해로 학부생은 16번째, 대학원생은 15번째를 맞는 ‘이 작품을 주목한다’ 전은 학부생, 대학원생 각각 21명이 참여했다. 전시된 작품은 34개로, 전공별로 대학원생 및 학부생들의 전공별 우수작품을 전공주임 교수들의 추천받아 선정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15차 대학원생 전시가 끝난 후 열린 16차 전시로 학부생만 전시에 참여했다.

  조형예술관A동에는 동양화과, 서양화과, 섬유예술과, 조소과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돼있다. 조형예술관A동 1층부터 4층까지 곳곳에서 다양한 기법으로 만들어진 창의적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조형예술관A동 1층 로비에 들어서면 조소과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그 중 조다연(조소·12)씨의 작품 ‘고독뭉치’(사진2)는 천장에 매달려있어 조명 부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세히 보기위해 다가가보면 검은 뭉치의 형체가 나타난다. 사람이 웅크려 매달린 듯이 보이는 형상이지만, 사람이 아니라 어떤 고독한 존재의 느낌이 표현한 것이다. 벽면에는 빨강, 초록, 검은 계통의 보색이 대조되면서 불편하고도 강렬한 인상의 작품이 걸려있다. 조씨는 “인간의 내면적 심리를 작업으로 풀어나갔다”며 “공중에 매단 조형물은 인간의 고독함을 나타내고, 벽면에 설치한 부조작업은 내면의 욕구불만을 표출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심리적 불안감을 의미한다”고 작품의 의미를 밝혔다.

  1층에서 2층으로 가는 계단에서도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류지민(동양화·11)씨의 ‘눈맞춤’이다. 3개로 나뉜 그림은 마치 기억의 조각 같은 느낌이 든다. 전통 종이인 장지에 먹과 분채를 사용해 그렸지만 마치 사진을 오려 붙여 재조합한 듯한 꼴라주 느낌을 준다. 류씨는 “스무살 때부터 동남아지역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보고 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렸다”며 “현지 아이들을 만났을 때 낯설어하면서도 호기심을 보이는 눈빛이 흥미로워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류씨의 작품을 지나 복도를 따라 반대쪽으로 3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걷다보면 한 벽면을 가득 메운 조우빈(서양화·12)씨의 커다란 유화작품 ‘Untitled’(사진3)과 조우하게 된다. 캔버스 속 한 여자가 하품을 하는 나른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작가는 오렌지 계열의 밝은 색상과 그에 대조되는 어두운 색채로 대상의 내면, 나아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말한다. 조씨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는 나의 상태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3층에서는 또 다른의 유화를 만나 볼 수 있다. 전정현(서양화·11)씨의 작품 ‘Lucas’s Birthday’(사진4)는 외국인들이 파티하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 앞선 작품과 같은 유화이지만 다른 표현방식이 눈에 띈다. 거친 터치로 색면을 나눠 장소의 분위기를 표현했다. 실제로 전씨는 개개인의 캐릭터 보다는 현장감에 신경을 써서, 물감을 긁어내기도 하고 납작하게 밀어보기도하며 속도감에 차이를 주었다고 한다. 전씨는 “외국인 친구들과 행복했던 장면을 그렸다”며 ?외국에서 공부할 때 느꼈던 문화충격을 모티브로 삼아 작업했다”고 말했다.

  4층 복도에는 방찬주(섬예·11)씨의 ‘Fishing’(사진1)이라는 작품이 자리 잡고 있다. 흰 벽을 바탕으로 물방울처럼 알알이 뭉친 자수뭉치가 세로로 떨어지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진한 청색, 상아색, 흰색 등의 자수뭉치는 마치 물방울이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색채 자체에서 오는 여리면서 화려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방씨는 “물고기에 비유한 이 작품은 화려함과 공격성 뒤에 자신을 숨기고 거품집 아래 숨어사는 모든 ‘배타인간’들을 그 속에서 꺼내는 ‘Fishing’작업”이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조형예술관B동에서는 도자예술과 학생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조형예술관A동과 B동을 잇는 3층 문을 들어서면 이재은(도예·12)씨의 ‘향수(鄕愁)’가 전시돼있다. 조형토와 저·고화도 유약을 사용한 이 작품은 멀리서보면 마치 호리병 같다. 이씨는 “우리는 각자의 고유한 체취, 즉 향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 생각해 향수(nostalgia)를 불러일으키는 ‘향수(perfume)’로 빗대어 작품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작품 곳곳에 깨진 듯한 홈들은 구우면서 자연스럽게 생겼다고 한다. 이씨는 “이러한 홈들이 오히려 완벽하지 않은 개개인의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형예술관C동에는 디자인학부생들의 작품들이 전시돼있다. ‘Self Promotion : Connecting the dots’라는 제목의 전지영(시디·12)씨의 작품은 2층에 자리잡고 있다. 제목인 ‘Connecting the dots’는 모든 자신의 경험과 순간들이 연결돼있다는 의미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지표를 의미한다. 빨강, 초록, 노랑의 색이 주를 이뤄 지하철 노선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전씨는 “칼라가 칠해져 있지 않은 알파벳 카드와 색연필을 함께 전시해, 각자 자신의 이름을 딴 삶의 지도를 그려보도록 했다”며 “작품에서 지하철 D, H, C 라인은 Designer, Humanities learner, Cross Pollinator의 각각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노선이다”라고 소개했다.

  3층에서는 에센스 타입의 남성 화장품 패키지를 디자인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전주원(산디·11), 정연경(산디·12)씨가 함께 작업한 작품이다. 얼핏 보면 향수 같기도, 라이터 같기도 한 이 작품은 꾸미기 좋아하는 23살 남성을 위한 화장품 패키지 ‘23homme'다. 전씨는 “기존의 남성화장품 색상인 블루, 블랙 등에서 벗어나 오렌지와 메탈을 사용한 것은 여자친구가 주는 선물용 컨셉으로 제작했기 때문”이라며 “디자인의 모티브는 지포라이터로, ‘꺼지지 않는 불꽃, 남성들의 로망’이라는 인식에서 가져왔다”고 소개했다.

  생활관 1층에서 의류학과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로비에는 마치 패션쇼에 나올만한 흰색과 청색계통의 옷과 브로셔들이 진열돼 있다. 벽면에는 모델이 직접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한 사진도 걸려있다.(사진5) 봄, 여름 컬렉션을 주제로 하여 시원한 느낌이 강조됐다. 이예지(의류·12)씨는 “시원한 느낌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청색을 사용했고, 소재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이씨의 것만 전시돼있지만 실제로 작업은 정규원(의류·12)씨와 김현정(의류·11)씨가 한 팀을 이루어 하나의 브랜드 ‘LILLI’를 제작한 것이다. 팀 전체의 작품은 함께 전시된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전시를 구경하던 우주현(생명·13)씨는 “조우빈씨의 ‘Untitled’라는 작품이 인상 깊었는데, 작품에 그려져 있는 인물의 표정을 보고 스스로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고 말했다. 또 우씨는 “친구가 조예대 학생이라 우연히 따라오게 됐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학생들이 예술인으로서의 재능을 드러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김지현 기자 wlguswlgus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