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음악을 듣고 사람들이 행복해하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의사가 된 것 같아요"
"제 음악을 듣고 사람들이 행복해하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의사가 된 것 같아요"
  • 남미래 기자
  • 승인 2015.0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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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언어교육원 출신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 얀센스 인터뷰
▲ 제공=드니 성호 얀센스씨
▲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 얀센스(Denis Sungho Janssens)씨 김혜선 기자 memober@

 

  “음악은 저에게 스승이에요. 제가 왜 실패하는지를 알려주고 저로 하여금 그 부족한 점을 인정하게 해주거든요.”

  벨기에에서 온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 얀센스(Denis Sungho Janssens?40?남?사진)씨의 음악관이다. 본교 언어교육원에 재학중인 그는 2004년 유럽콘서트홀협회로부터 ‘떠오르는 스타’로 선정돼 2005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데뷔 무대를 가진 세계적인 클래식 기타리스트다. 한국에서 태어나자마자 벨기에로 입양된 그는 14살에 ‘벨기에 영탤런트 콩쿠르’에서 1위를 하는 등 유럽에서 실력파 기타리스트로 명성을 날렸다. 그는 친부모를 찾겠다는 희망을 안고 2006년 한국으로 돌아와 지금은 고국에서 공연, 음반 등 활발한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다. 6일 서울시 이태원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음악이야기를 들어봤다.

  드니 성호씨가 기타를 시작한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서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8살의 그는 피아노를 배우려고 했지만 강의 신청을 늦게 하는 바람에 클래식 기타를 접하게 됐다. 의도치 않은 실수가 그에게는 기회가 됐다. 이때 시작한 클래식 기타로 14살에 벨기에에서 열리는 음악 경연대회에서 1위를 수상하며 유럽에서 ‘떠오르는 혜성’이 된 것이다. “사실 그때는 제가 우승했다는 사실을 몰랐었어요. 어려서 대회에서 이긴다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무대에 올라가 연주하면서 행복한 기분을 느꼈고 즐기면서 공연을 했을 뿐인데, 결과가 좋게 나왔었죠.”

  이후 유명 음악학교인 벨기에 몽스 왕립 음악원(Conservatoire Royal de Musique de Mons)에 다닌 드니 성호씨는 특별한 스승으로 기타리스트 오다일 아사드(Odair Assad)를 꼽았다. “오다일 아사드는 브라질 기타리스트예요. 그는 제가 20년간 연습해도 따라갈 수 없는 거대한 존재죠. 그가 음악을 할 때는 자유로움과 영감, 본능이 느껴져요. 이 본능은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그만이 가진 특별한 것이에요. 미국에서 열리는 음반업계 최고 권위의 상인 그래미상(Grammy Prize)을 수상하기도 한 정말 대단한 사람이죠.”

  그가 가장 존경하는 스승 오다일 아사드와 관련해 그는 자신에게 터닝 포인트가 됐던 일화를 소개했다. “경연에 나가기 일주일 전에 아사드 선생님이 저에게 고함을 지르며 혼을 낸 적이 있어요. 제가 평소에 템포를 빠르게 연주해서 선생님이 그 점을 지적했지만 고치지 않아 혼쭐이 났었죠.” 이어 드니 성호씨는 “왜 항상 고치겠다고 하면서 변화가 없냐!”라고 혼냈던 아사드 선생님의 목소리를 따라하며 웃었다. “그 후, 느린 템포로 연주하려고 노력했고 결국 연습 끝에 저의 단점을 고칠 수 있게 됐어요. 선생님이 나를 혼냈던 것이 일종의 터닝 포인트가 된 셈이죠.”

  2006년 한국에 들어온 후에도 각종 연주 일정으로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없었던 드니 성호씨는 본교 언어교육원을 다니며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 그는 한국어를 공부하는 것이 마치 ‘게임’ 같았다고 말했다. “학교를 졸업한 지 약 20년이 지났을 때 언어교육원에 다니기 시작했기 때문에 공부하는 머리가 굳은지 오래였죠.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어요. 하지만 어려운 한국어를 하나하나 공부해가는 과정에서 정복감과 재미를 느꼈어요. 게임에서 승급전을 하면서 게임 레벨이 오르는 것처럼요.”

  지금은 세계적인 기타리스트가 된 드니 성호씨지만 좌절을 겪은 적도 있었다. 일주일동안 진행되는 대회에 참가했는데 대회 첫날 탈락한 것이다. 그는 그 당시에 정말 괴롭고 힘들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음악 그 자체가 위로가 돼줬다고 말했다. “음악을 하다보면서 생긴 열정이 안 좋은 상황을 극복하게 해줬어요. 열심히 연습하면서 열정을 유지하는 것 역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됐죠. 음악은 단점을 받아들이고 겸손하게 살면서 연습을 더 하게 하고, 그럼으로써 제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영양분이에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공연을 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드니 성호씨는 연세대 Techno Art Division(TAD)에서 강연을 열고 있다. “문화, 특히 음악에 관한 것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어요. 음악, 음악 시장, 마케팅 전략, 요즘 음악 트렌드까지요. 뿐만 아니라 음악과 IT의 융합, 음악과 패션의 융합에 대해서도 강연을 하고 있죠. 음악 프로듀서로서 가지고 있는 모든 음악적 지식을 강연에 쏟아 붓고 있어요.”

  중국 투어를 앞두고 있는 그는 앞으로 한국에서 계속 머무르며 음악활동을 할 예정이다. 10월에는 한국에서 영국의 모델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찰리 시엠(Charlie Siem)과의 공연과 새로운 음악 프로젝트인 ‘La Baie’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핸드폰에서 프로젝트의 수록곡 중 한곡을 들려줬다. “‘La Baie’는 시크한 음악과 모던한 음악으로 기존의 음악적인 틀을 벗어난 프로젝트에요. 현재 캐나다의 가수 셀린 디온(Celine Dion), 프랑스의 DJ 데이비드 게타(David Guetta)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