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나비와 곤충 보며 봄기운 만끽하세요
형형색색 나비와 곤충 보며 봄기운 만끽하세요
  • 공나은 기자
  • 승인 2015.04.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6일까지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서 '고(故) 장희종 선생 기증 나비 특별전' 열려
▲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린 '고(故) 장희종 선생 기증 나비 특별전'에 전시된 나비 표본들 김지현 기자 wlguswlgus32@ewhain.net

  노랑나비부터 귤빛부전나비까지. 형형색색의 나비와 곤충 약 1200마리가 전시장에 고요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울시 서대문구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3월28일~4월26일(일) 2층 기획전시실에서 ‘고(故) 장희종 선생 기증 나비 특별전’(나비 특별전)을 개최한다. 본지는 봄을 맞아 화려한 나비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나비 특별전을 소개한다.

  장 선생은 생전에 1984년부터 작년까지 약 30년간 강원도 동해, 삼척 및 태백 지역의 나비와 곤충 약 1200점을 수집했다. 장 선생이 수집한 곤충표본, 특히 나비표본은 우리나라 동해안 지역의 나비를 모은 것으로 영동권 곤충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다. 장 선생의 가족이 고인의 유품인 곤충표본 107상자와 곤충 사진 자료를 기증해 이번 전시가 열리게 됐다. 전시품들은 기증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기증 상태 그대로 전시됐다.
전시장 벽면에는 각양각색의 나비들이 수놓아져 있다. 액자 속에 전시된 나비는 크기도, 색깔도 모두 다양하다. 액자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암컷, 수컷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다. 암컷의 경우 주로 무늬가 도드라지고 수컷은 색이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나비는 계절에 따라 구분되기도 한다. 전시장 오른쪽으로 걷다 보면 봄에만 보이는 춘(春)형 나비가, 여름에만 보이는 하(夏)형 나비들이 옹기종기 걸려 있다. 겨우내 움츠려 있다가 봄에 활동을 시작하는 춘형 나비들은 여름 나비보다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데 비해, 4~5월에 풀을 먹고 성장한 하형 나비들은 크기가 큰 편이다.

  나비의 이름과 생김새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우리나라 나비의 이름은 대부분 나비연구가로 유명한 석주명 선생이 지었다. 입구 오른쪽 벽에 걸려있는 ‘꼬리명주나비’는 이름처럼 양 뒷날개에 꼬리가 달린 듯한 모양의 날개를 갖고 있다. 꼬리명주나비 왼쪽에는 양 앞날개 윗부분이 갈고리처럼 휘어져 있는 ‘갈구리나비’가 있다. 상제(喪制) 때 입는 옷 색깔을 지닌 흰색 ‘상제나비(사진1)’도 볼 수 있다. 한편에서는 배추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배추흰나비’도 자태를 뽐낸다.

  정종철 학예연구사에 따르면 나비 날개의 무늬는 투명한 날개 위에 인편(鱗片)이라는 비늘 가루가 묻어 무늬를 이루고 있다. 눈으로 보기에는 원래 나비의 날개 자체에 무늬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 나비의 날개는 투명하다. 나비의 인편은 날개에 무늬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천적에게 잡혔을 때 미끄럽게 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투명한 날개를 거의 그대로 보여주는 나비도 있다. 상제나비 위에 전시된 ‘모시나비’는 투명한 날개가 모시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지어졌다. 입구 맞은편에 전시된 ‘유리창나비’(사진2) 역시 양 윗날개의 끝부분에 인편이 묻지 않아 유리창처럼 투명하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을 갖게 됐다.

  관람객들의 주목을 한 눈에 받은 나비도 있다. 전시장 오른쪽에 전시돼 있는 보랏빛 나비는 가로 약 3cm, 세로 약 2cm로 엄지손가락 한 마디 정도로 크기가 아주 작은 ‘부전나비’(사진3)다. 부전나비는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부전나비의 이름은 옛날 장롱의 장식 이름인 부전과 닮았다는 데서 유래됐다. 부전나비 오른쪽에는 ‘푸른부전나비’가, 그 위에는 노란색의 귤과 같은 색의 ‘귤빛부전나비’가 있다. 날개에 바둑돌처럼 검은 점이 찍혀있는 ‘바둑돌부전나비’도 눈에 띈다.

  나비뿐만 아니라 곤충 표본도 관객들을 기다린다. 곤충들이 모여 있는 유리창 안에는 톱을 달고 있는 듯한 ‘톱사슴벌레’, 상대적으로 더 넓적한 몸을 가진 ‘넓적사슴벌레’가 나란히 액자 안에 전시돼 있다. ‘장수잠자리’ 6마리도 사이좋게 액자에 자리 잡았다.

  전시장 왼편 가장 안쪽에는 채집 도구도 전시돼 있다. 지름 약 50cm의 포충망과 나비의 날개를 펴서 고정시키는 데 쓴 도구 7개, 족집게, 주사기가 유리 전시장 안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가느다란 도구의 끝을 보면 표본 정리 작업이 얼마나 섬세한 것인지 느낄 수 있다. 나비의 가슴을 액자에 고정시키는 핀들도 빨간 통에 담겨 있다. 미처 정리되지 않은 사진과 나비 이름, 학명, 서식지, 채집일 등이 적힌 이름표도 도구 옆에 차곡차곡 쌓여있다.

  전시장 막바지에는 입체적인 표본 못지않게 생생한 현장을 포착한 사진도 볼 수 있다. 이 중 ‘붉은점모시나비’는 환경부 보호종으로 매우 희귀한 나비다. 이 나비는 풀밭에 사는 초지성 나비로, 자연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사라졌는데 강원도 삼척 지방에 자생지가 생기면서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다. 붉은점모시나비는 보호종이기 때문에 표본 대신 사진만 있다.

  나비 특별전을 찾은 김학정(37·경기도 고양시)씨는 “아들과 함께 전시를 보러 왔는데,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나비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며 “전시된 나비가 정말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번 나비 특별전이 끝난 후 기증된 표본들은 수장고에 소장되며 일부 표본은 상설전시장에 전시될 예정이다.

해설도움=정종철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