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식사의 즐거움
제대로 된 식사의 즐거움
  • 김선우(불문·14)
  • 승인 201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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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대학에 온 후 가장 어려워하는 일 중 하나는 하루하루 끼니를 때우는 것이다. 제대로 된 밥을 먹기엔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 컵라면으로 대충 배를 채우기 일쑤다. 항상 먹는 똑같은 음식에 질려 하루 종일 굶다 힘이 빠지기 시작할 때서야 뭔가를 먹기도 한다. 내 친구들의 경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로의 형편없는 식생활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상대편 안부를 물을 적 가장 먼저 입에서 나오는 말은 ‘밥은 잘 먹고 다니니?’가 되어 버렸다.

  그야말로 살기 위해 먹고 있던 나에게 제대로 된 음식에 대한 욕구를 돌려준 건 바로 ‘쿡방(요리 방송)’이었다. ‘삼시세끼’, ‘냉장고를 부탁해’ 등 요리 과정을 중심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음식은 툭 튀어나온 선물이 아니다. 그것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서 볼 수 있듯 자연과 인간을 이어 주는 매개체이며, 때로는 먹는 사람의 습관과 감정을 드러내는 창과도 같다. 좋은 음식은 행복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는데, 우리가 먹는 것이 어느 정도 우리 자신을 정의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나에게 말해준다면, 나는 당신이 어떤 인간인지 말해주겠다.’ 19세기 미식가인 장 앙텔므 브리야 사바랑(Jean Anthelme Brillat-Savarin)의 이 구절은 여전히 유효하다. 자신이 현재 어떤 상황에 있는지, 또 자신을 얼마나 보살피고 있는지 그 여부가 한 끼 식사에 고스란히 보이지 않는가. 그러므로 제대로 된 음식을 먹으려 노력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큰 의미를 지니게 된다. 학기가 시작된 지도 한 달이 지난 지금, 모두가 하루를 즐겁게 해 줄 점심을 먹기 바란다.